결혼 두달. 카테고리 없음 2007. 1. 10. 21:13
- 나름대로 최고의 남편이랑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그 양반, 연애때는 그렇게 무덤덤한 태도로 저 인간이 나를 좋아하는거 맞아 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니만.
- 그러나 뭔가 남편 보다는 친오빠랑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다.
- 뭔가 1년 반 사귀어놓고 결혼하구선 15년 연애하고 결혼한 포스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역시 연애시절 남성호르몬 부족하고 무덤덤한 태도를 보이던 것의 연장선인게다.

결론
: 베리베리 폴리티컬 코렉트한 우리 남편님
: 인간이 극도로 폴리티컬 코렉트 하다 보니 애인을 공주 대접 이런건 고사하고 살갑게 챙긴다거나 이벤트를 한다거나 데이트 뭐할지 이런것도 준비 못하고 암튼 진짜 이게 연애냐. 왜 내가 항상 태우러 다니고 내가 항상 고안하고 내가 항상 뭘 끌어야 하나 라고 생각했던 우리 남편. 결과적으로 연애 점수는 매우 나쁘셨는데.
: 인간이 극도로 폴리티컬 코렉트 하다보니 남편으로는 꽤 괜찮다.
: 난 확실히 중성이랑 사는게 맞아.


- 남편도 좋고 일도 잘 풀리는데 ****가 힘들게 한다.
상처 아물때면 툭툭 건드려지고 또 아물때면 건드려지고.. 가 계속되면서 여전히 가슴이 내려앉아있다.
결혼한 뒤에는 남편에게 표 안내고 씩씩하게 살았는데, 뭐라고 하시면 못들은척 이해 못한 척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서 내 방어기제를 작동하고 그렇게 살았는데, 결국 어제는 펑펑 울고 말았다.
사실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알정도로 결혼 준비 스타트때 부터 유난했고, 그래서 결혼 전부터 각오했던 일이고, 정 주지 않겠다 했었고, 잘 하지 않겠다 했었고, 기대하지 않으니 상처받을 일도 없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정 주지 않겠다 했었는데, 잘 보이려 하지 않겠다 했었는데 왜 나는 자꾸 질질 끌려다니며 속내로는 잘할려고 애쓰고 있는 것일까. 여우짓 하면서 못하는 척 하고 살아야 하는데, 왜 그게 안될까.


- 그래도 남편이 만점에 가까우니 나름대로 행복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