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프리미엄카드 사용자에 대한 좌담회를 다녀왔었다.

 

어떠한 금융기관에서 새로운 프리미엄카드를 선보이기 전에

기존 프리미엄카드 사용자들을 모아놓고 의견을 듣는 자리였는데

그곳에서 평상시 온라인 쇼핑을 얼마나 하는지 물어봤다.

 

곰곰 생각해봤다.

10만원이요? 그쪽 담당자가 뜨아.

나도 말해놓고 나서 뜨아 했지만 사실인데 어떻게 하니.

 

그렇다, 시훈이도 이제 기저귀를 잘 하지 않고, 분유도 먹지 않으니

굳이 뭘 대놓고 사는게 없어졌다.

예전엔 인터넷 이마트를 즐겨 사용했는데

이마트 노조탄압 사태 이후로 이마트도 가급적 끊었으니

이젠 그 마저도 쓸일이 없다.

 

 

한달에 한두번 정도 매직테이블을 38900원 정도 사고.

두달에 한번 정도 무언가 예쁜 것을 10x10이나 1300k에서 산다.

정말 그뿐이다.

 

시훈이 옷은 예전에는 몇몇 쇼핑몰에서 샀지만.

그 쇼핑몰들이 원단은 별로인데 사진빨이었다는 걸 깨닫고.

홍대앞 ANDB랑 밍크뮤/블루독 창고세일, IFC 자라키즈에서 왕창 사버리고.

 

그리고 난.

전부터 공포스럽게 생각했던 魔의 서른일곱이 지났음에도 아직 몸의 선이 망가지지 않았다고 자조하고 기뻐했지만.

어느덧, 인터넷 쇼핑몰의 옷들을 턱턱 살 수 있는 피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다.

젊다는 것은, 원단은 상관없이 디자인만 이뻐도 살 수 있는 때 였다는 것을 늙고 나서 깨닫다.

중년을 바라보는 서른여덟에게 원단은 디자인 보다 중요한 그 무엇이다.

 

 

그래서 이 나이에 나는,

오프라인에서 옷을 구매해야 한다.

원단이 어떤지 내 눈으로 보고,. 세탁기 돌려도 되는지 구김은 안갈지, 구김이 가더라도 멋스럽게 가는지.

이것을 보지 않으면 입을 수 없는 나이. _

그래서 별수 없이 비싼 옷을 구입해야 하는 나이. _

 

그런 의미에서 요즘 나의 콜렉팅 샵은

1)     금호동 보니. 신상 들어올때마다 네이버 블로그에 게재가 되니, 블로그에 맘에 드는 옷이 나왔을 때 찾아 가서 구입한다.

2)     강남역 지하상가 국기원방향 출구로 걸어가다가 오른손이 있는 편의 출구 바로 옆옆집. 출구 바로 옆집은 옷집이 아님. 이름 모름.

 

특히 2번은 정말 정말 훌륭해서 오늘 점심에 척척척척 20만원 어치 구입.

이젠 그냥 매 시즌 마다 한 시즌 입을 옷을 왕창 구입해서 딱 그 시즌에 입고 버려야 할 듯.

 

아 판교/분당으로 이사가면 어떻게 살아야할까.

ANDB도 더 이상 갈 수 없고, 금호동 보니도 멀고, 강남역 나의 보물 같은 곳도 나오기 힘들겠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