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카테고리 없음 2007. 3. 19. 18:24

금요일.


남편이랑 10시 50분에 목동 CGV에서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을 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그날따라 일이 늦게 끝나 퇴근하니 10시 15분.
가양동 보다 더 먼 목동에 10시 50분까지 도착하기는 심히 힘듦.
한 11시쯤 도착해서 부랴부랴 들어가니
어떤 작사가가 드류베리모어와 휴그랜트에게 "당신 같은 사람들 정말 재수없어!" 하고 버럭 하고 나가는 씬.
그런데 갑자기 영화관에 불이 켜지고 영화가 꺼졌다. 난 무슨 도촬하던 카메라가 걸렸는줄 알았다.

알고보니 영화 상영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 (또는 누가 재생 버튼을 잘못 눌러)
10시 45분에 영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10시 50분에 맞춰서 들어온 사람들이 앞 5분 정도를 놓쳤단다. 그래서 끄고 다시 한단다.
그야말로 '이런 무슨 새뻑!' 이었다. 세상에, 내가 영화에 늦었는데 영화관에서 다시 틀어준다니!
그리고 그 맨 앞 5분은 영화 내내 가장 환상적인 장면이었다. 그걸 놓쳤다면 정말 아쉬웠을..
(사실 맨 뒤부분도 VH1의 pop-up을 열광하면서 본 나같은 사람에게는 진짜 최고의 5분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헤헤헤;; 휴그랜트가 긴머리



80년대 뉴웨이브 - 듀란듀란 / 컬쳐 클럽 / 왬 / 티어스 포 피어스 등에 열광했다면 필감! 아주 강권!
내 베스트 영화 라인업에 가뿐히 들어가주셨다.

정말 깔깔거리고 봐야 하는건데.. 당시 목동 CGV 2관은..
사람도 너무 적고 다들 어린 사람들이라 - 중간에 끊어졌던지라 스무명의 안팎 사람들 얼굴이 대충 다 파악이 되었다 - 그때 음악들이라던가 암튼 이런걸 잘 몰라서 안 웃겼나보다.
나 혼자 깔깔거리고 웃으려니 좀 민망하더라.


- 극중 휴그랜트는 앤드류 리즐리를 딴 캐릭터라고 내 맘대로 규정지었다;;
- 극중 휴그랜트가 런던보이즈일꺼라고 추측한 이문세는 대체 뭐냐. 80년대 영국의 2인조가 런던보이즈 밖에 없어? 어떻게 뉴웨이브팀과 테크노팀을 혼동할 수가;;



토요일.


남편 생일이 일요일인데, 결혼한 사람들 특성상 우리끼리 셀레베이션을 할 시간이 토요일 저녁만 잡혔다.
토요일 저녁이면 지옥으로 변하는 올림픽대로 상황상 5시 반 전에 나가야 무리없이 이태원이나 강남에 도착하는데
낮잠에 빠진 남편이 절대 안일어나서 버럭버럭 버러러러러럭 하다가 결국 발산역에 가야 해서 그야말로 눈물 한떨기. 남편 생일인데 어떻게 발산역으로 가야 하냐고 ㅠ.ㅜ 했는데..

그러다 발견한 '파타야' @ 발산역

꽤나 유명한 압구정 강가 뒷집 파타야와 같은 체인.
맛은 거의 차이 없음. 다만 똠양쿵이 좀더 애들 스러운 입맛. 가격이 압구정 파타야보다 조금 더 저렴한 듯.
창밖에서 보이는 이미지나 복도나 계단 인테리어쪽이 근사해서, '오호라 발산역에 드디어 갈만한 집이 생겼군' 하고 기뻐했으나 역시 들어가보니 발산역 로컬라이제이션;; - 파티션에 인색한, 넓은 곳에 쫙 벌려준 -
그러나 세트메뉴도 압구정 파타야보다 저렴하고, 베트남 국수나 커리도 단품으로 판매해서 우리 부부, 꽤나 빈번하게 다닐 듯 하다.



토요일~일요일.

워커힐에서 11시에 있었던 에픽하이 & 클래지콰이 파티
10시쯤 도착했는데 그야말로 줄이 미친듯이......
적지 않은 워커힐 / W / 하얏트 공연 경험 중 이렇게 사람 많은 걸 본적이 없었!!!
현장구매로 티켓을 사고, 너무 사람이 많고 줄이 길어 남편과 Woobar에서 향락을 즐기고 가보니
예약구매자는 줄이 늘어늘어 비스타홀 까지 갔다가 왕복하고 난리통인데, 현장구매는 VIP와 같은 대우 받아 줄이 열라열라 짧다;; 대체 이런 이해 안되는 사태가!! 그야말로 금요일에 이어 '이런 무슨 새뻑!'

그래서 비교적 일찍 들어가 자리 잡고, 12시까지 Djing 듣고 12시에 공연을 시작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에픽하이의 곡인 첫곡 Paris는 세상에 마이크가 안나와 안나와 ㅠ.ㅜ
그래도 타블로와 미쓰라, 마이크가 안나와도 정말 열정을 다해 공연! 그야말로 반했다. ♡.♡

첫곡인가 두번째 곡인가 끝내고 타블로가 그런다.

'우리 지금 기분 ㅈㄴ 나쁜데, 더러운데! 여기 올라와서 좀 좋아졌어요. 우리는 분명히 파티라고 계약했는데, 신문에 보니 이게 콘서트라고 나왔어요! 저희 5월말에 있을 콘서트는 이것보다 훨씬 훨씬 좋다구요! 오늘 여기서 누가 돈을 ㅈㄴ 많이 벌건데, 그건 여러분도 아니고 우리도 아니에요. 우리 돈 없는 사람들끼리 미친듯이 즐겨봅시다!'

한마디로 파티계약 - 파티 출연료는 아주 싸다 - 을 해놓고 콘서트라고 홍보하여 기획사가 돈을 떼로 벌은 상황인데, 정말 일종의 사기를 당한 에픽하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서트인줄 알고 온' 청중을 위해서 계약보다 무려 3곡이나 더 부르고 갔다.
무대매너도 완전 좋고, 실력도 완전 좋은데, 게다가 불의를 고발하는 배포까지! 그리고 사기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가는 3명! 그리고 히트곡은 또 왜 그리 많아!
나 완전 반했음. 대중가수에 인색한 내 남편도 '아 멋있었어 멋있었어'

반하다보니, 예전에 러브홀릭 2집 망했을때, 평일에 라이브극장에서 정말 몇 안되는 관객 모시고 공연하는데..
그때 돈없을때 와줬던 진짜 초초초초무명의 에픽하이도 생각나고.. - 그때 무명이 참 잘한다 생각했었지 -
한 1년 후인가, 히트곡은 딱하나 '평화의 날' 밖에 없던 시절 사운드데이 헤드라이너로 서서
그 좁은 클럽에 정말 바글바글 몸과 몸이 딱 붙을 정도로 모여서 공연봤던 그 생각도 나고..

에픽하이가 너무 달려주셔서 클래지콰이 공연은 편안하게 보다. 역시 파티 출연이라 클래지씨도 안오셨고 하니까.

ps. 태순이님과 굉장히 유사한 분을 줄에서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아 낯익다 누구지?' 하고 지나갔고 나중에 한참 후에야 알아채서 그냥 그렇게 아쉬비..




일요일.

결혼을 했더니 전날 공연장에서 새벽까지 놀았어도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가족 사진 찍느라 이대앞 미용실에서 화장하고 헤어하고.
그래서 '저긴 어떻게 모든 체인점이 - 내가 아는 곳은 코엑스, 센트럴씨티, 목동현대 - 항상 줄 서 있어?' 라고 늘상 궁금했지만, 늘 그 줄을 서서 먹을 의지는 안생기는 오무토 토마토를 일요일 아침 11시 30분이라는 이유로 시도해보기로 했다,


1. 생각보다는 맛있다.
2. 생각보다는 비싸다.
3. 허나 비싼 만큼의 맛인지는 잘 모르겠다.
4. 푹푹푹 퍼먹어 아주 빨리 먹게 된다. → 회전율이 높을 것이다
  → 비싼 단가에 회전율도 높고 항상 줄서서 먹으니, 대체 이 사장은 돈을 얼마나 버는겨!!!
5. 아아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