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잡담/일기 2007. 7. 6. 23:11
내가 집에서 가장 열심히 가사일을 하는 날은 수요일 밤이다.
주말에는 그냥 취미생활 로서 '요리'를 할 뿐이고 그것도 가끔씩 심하면 그 잔해가 수요일까지도 간다.
그리고 수요일밤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안하던 1주일 청소며 집안일이며 다 하기 때문에.

내가 수요일밤에 열심인 이유는 목요일에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오시기 때문이다.
남편이 몇번이나 그런다, 아니 왜 도우미를 쓰면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
시어머니도 아니고 도우미 오기 때문에 전날 비상 걸리는 집은 우리집 밖에 없을꺼야 하면서.
그때마다 내가 얘기하는 건 "아줌마가 일을 잘하시게 하기 위해서야~"라고 대답한다.

32평 온 집안 청소를 빤딱빤딱 호텔 수준으로 먼지 털고 쓸고 닦아주시고
1주일동안 벗어던진 옷들을 모두 빨고, 지난주에 빨았던 옷 개고, 다리고, 빤 옷 다시 너는..
이 엄청난 작업들을 아주머니가 4시간 동안에 다 하시려면,
나와 남편이 밀린 설겆이와 집의 각종 어지러운 것들을 싹 정리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머니는 어지러운 각종 것들에 대한 청소와 설겆이와 분리수거로 1시간 이상 허비하시게 되고
나머지 3시간 동안 다른 일들을 한다면, 정작 내가 부탁한 중요한 것들을 다 못하거나 성의 없게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자꾸 4시간을 오버하게 된다면 인간인 이상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아직까지 이름도 모르는 분을 내가 열쇠번호를 알려드리고 일을 맡기는데 집주인으로서는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게 내가 비록 야근을 해서 새벽 3시에 들어가더라도 2시간동안 열심히 집청소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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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도 존재하지 않던 '차세대 검색'이 진행중이라며 신문에 보도된지 3개월 후에야 우리 팀이 생겼다.
나를 포함한 5명이 몇달간 나름 꽤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하고 회의하고 하면서 8개의 아이템을 냈고
어제는 그 신문에 보도된 '최고경영자 운영위원회'라는 데에서 성공적으로 승인을 받았다.

실제적으로는 오늘 부터 빡세게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이미 전날 그 최고경영자분들에게 술이 떡이 되도록 - 사실 한잔씩 주신거지만 나로서는 이미 치사랑 3배 -
마시기도 했고, 어제 나 혼자 얻어먹은 생등심이 미안하기도 했고 & 나름 자축도 해야 하고 & 다음주부터 진짜 빡세게 일하자 이러면서 공을기객잔 가서 코스요리 한번 먹고 어떤 일을 할까 생각만 하면서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번 주말, 앞으로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한 사색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일이 잘 돌아가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

사실 아이디어 낼 때만 해도 되게 재밌게 '뭐 해보는 거지 뭐 '이러면서 일을 했고
어제 PT 직전만 해도 되게 걱정은 했지만, 막상 PT 할때 하나도 안 떨고 잘해냈는데,
이제 좀 긴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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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미니홈피를 닫았다시피 했는데 열어야 할까.
아아아아 귀찮은 노릇이다.

게다가 우리 팀원들도 센치에 들어오긴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전 사원이 미니홈피를 들여다보는 시스템은 그닥 좋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