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종기와 디너코스때 미리준비된 커트러리들-왼쪽에도 이만큼의 포크가…ㄷㄷㄷ(me2mms me2photo 식미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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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로파님의 2009년 11월 12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결혼기념일이다.

남편 회사에서 결혼기념일이라고 나온 롯데백화점 20만원권을 상품권 깡해서 19만4천원에 팔고
이 돈으로, 다시는 갈수 없는, 한번 갈려고 마음도 못먹어본 비싼 프렌치를 먹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미리미리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는 (과연 인당 8만5천원*110%가 이런말을 들을 자격이 있을까 싶지만) 
매봉역 아꼬떼를 예약했다. 

중간에 몇번이나 이게 미친짓 아니냐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야말로 꽁돈인데, 이걸 이럴때 써야지, 우리가 또 언제 프렌치를 먹어보나 싶어서.
솔직히 좀 많이 들뜨기도 했다.


그/러/나.

갑자기 예약 전날 6시에 아꼬떼에서 상을 당했다고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전화;;;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짐.

서울의 그 좁은 땅에서, 특히 고급 레스토랑 쪽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딸려..
하루전이면 무조건 예약이 안된다고 봐야 하는데; 대체 어딜 가니!!!

뭐 급하게 돌려본 전화는 모두다 예약이 끝나고..
이럴때 생각나는 사람은, 역시 내 주변 최고 고급의 입맛을 소유한 그녀 - 마님.

그리고 그녀가 제시한 곳은.
정말 어쩌면 아직 예약이 안될수도 있겠더라. - 다 초초초 비싼 곳;;;

하지만, 원래 평균 외식 가격 인당 2만원 이하, 기념일날 최대 지른 경우 인당 5만원이었던 우리였던지라.
이미 인당 9만3천오백원짜리를 지를때 개념은 상실했던 것이다. 지름신의 법칙은 어쩜 이럴때도 유효한거지.
인당 12만원*110%= 132,000은 "고작" 4만원만 더 비싼거잖아? 이렇게 된거지.
이미 93500원에 벌벌 떨었던 기억은 다 잊고서.


하여간. 

메종기와 / 통의동 98-22 / 
이동네가 워낙 동 하나하나가 작아서. 대충 요즘 '효자동 맛집'으로 불리는 동네라고 생각하면 됨. 
두오모 있고 쿤스트독 있고 등등.
공식블로그 : http://blog.naver.com/maisonkiwa

(1) 네비의 주소는 믿을 것이 못됨. 도드람치킨 주변에서 엄청 헤맸음. 블로그에 나온 약도도 믿을게 못됨,
결국 도드람치킨에서 웨이터분이 나오셔서 데려다 주심.
(2) 옛날 한옥동네 답게 길이 좁음. 남편차로 갔는데, 골목길에 주차되었던 차가 만일 3.0 급이었다면 못들어갔음;;
(3) 생각보다 입구는 매우 좁아서 놓치기 딱 좋음. 안에 들어가면 적당히 넓음. 마당도 있고.
(4) 근처의 끄레아 주차장에 주차하면 2시간 무료.


지윤언니를 위한 후기 : 
디너 코스가 식전주와 뒤에 마카롱과 차까지 포함하면 14개 코스가 나옴. 
안적어봤는데 기억해보자.

1. 빵 - 빵도 맛있음. 버터도 맛있음.

2. 모에샹동 (또는 스파클링 워터)

3. 오늘의 아뮤즈부쉬 - 이거 뭐였는지 모르겠는데 맛있었삼

4. 아보카도 킹크랩 파르페 - 이건 킹크랩에 아보카도 크림을 올렸던가. 하여간 맛있었음

5. 살구를 곁들인 푸아그라 
- 입안에 들어왔을때 첫맛은 아주 훌륭한데, 삼킬때쯤은 너무 비려서. 식감이 좋지 않고 비린내가 나서 결국 난 남겼음.

6. 스켈럽 얇게 저며서 그 위에 감소스를 올린.
 - 관자를 삶았는데 어쩜 이렇게 포를 뜰수 있을까 신기했음. 역시 괜찮은 맛. 뭔가 서브쉐프가 불쌍하기 시작

7. 갈릭스프 - 마늘이 정말 많이 들어갔고, 버터가 듬뿍인데 좀 탄듯한 맛. 그래도 아주 맛있었음. 여기서 너무 먹은게 나중에 배터진 지름길;

8. 파인애플소스와 감자칩을 곁들인 오리가슴살 
- 그냥 평범한 오리가슴살이었음. 그 위에 올려놓은 감자칩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진짜 궁금. 스켈럽때도 그랬고 테크닉적으로 대단히 훌륭하다는 인상이었음. 

9. 타르타르소스 농어구이
 - 예의 그런 농어구이. 양식 치고는 맛있으나, 난 역시 생선은 한국/일본식으로 구워야 된다고 생각하는 바기에;

10. 애플샤벳 - 맛있긴 한데 좀 많이 담.

11. 메인요리 / 나는 한우등심, 남편은 양갈비 
- 양갈비는 굽기 옵션이 없고, 한우등심은 미디엄. 양갈비는 크리스피하게 구워냈음. 양갈비 양이 좀 작다고 남편 투덜.
나는 이미 배가 터질것 같기 때문에 충분. 그러나 한우등심의 소스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나는 살짝 좀 별로. 맛없진 않지만 3만원짜리 3코스 스테이크 맛과 별 차이 없음.

12. 디저트 - 뭔지 기억이 안남.

13. 커피 & 차 - 네스프레소 캡슐박스랑 허브티 박스 들고 와서 설명해주면서 고르라고 함. 

14. 마카롱 및 아주 조그만 케익 - 세상에서 제일 조그만 마카롱을 보게 될것;; 그러나 완전 맛있음.

두줄요약 : 14개중 12개가 완전 맛있고 깊은맛인데, 푸아그라의 비린내가 너무 심했고, 메인요리가 가격에 못미쳤다는 것. 
재료를 워낙 신선하고 좋은 것을 쓰고, 쉐프의 특유의 미각보다는 테크닉을 통해 요리가 맛이 있는듯.

가격 12만원+10% / 1인 = 264000원

분위기도 좋고. 테이블도 5개 정도 밖에 안되고.
디너웨어도 좋고, 마당도 좋고, 서비스도 좋고.
vvip를 모신다면 괜찮을만한 그런 코스. 프로포즈하기에도 괜찮은 그런 코스.
하지만, 그런거 아닐때 그 돈을 내고 가긴 좀 그렇다.

근데 단품으로는 한번쯤이면 가보고 싶은데, 
정작 메인요리가 맛이 별로라 
알라까르떼로 시켰다가 후회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 그게 좀 걱정됨.


또 부산. 원스 어게인 부산.
부산에 네번째 다녀왔다.
언제나 그렇듯 부산은 퍼펙트.
또한 영화보다 맛집으로 점철된 인생. 원스 어게인.
또다시 맛집으로 돈 엄청 쓰고 왔음.


올해의 베스트


1) 언제나 최고의 파라다이스 노천온천.
2005 괌 > 2006 몰디브 > 2007 발리에 이어
2008 물놀이는 고작 화성 율암의 하피스파랜드였는데 엉엉.
올해의 럭셔리 물놀이를 만족시켜주었도다.
워터파크에서 시끄럽게 노는 것보다 조용히 휴식하고 싶은 나에게는 한국 최고의 물놀이 공간.

2) 진미 언양불고기
지난번에 정말 30분동안 다 먹겠다는 일념으로 막 꾸격꾸격 집어 쳐넣은 언양불고기.
여유작작하게 먹으니 얼마나 좋아. 살살 녹아 녹아.

3) 미포 조개구이
마침 조인트하게 된 윤지영 부부와의 더블데이트.
언니들이 말해준 청산포 조개구이가 아니라, 그보다는 바가지가 심하다는 미포 조개구이였지만 서울에서 먹는 것보다 오만배쯤 맛있음.
더불어 새벽 2시 30분 파라다이스 비치에서 맥주 마시던 불가리아에서 오신 힌드미스 감독 아저씨 목격.
누누히 얘기 들었던 피프의 특징이라지만, 더더욱 실감하니 완전 좋다.

4)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윤성호 감독 작품. 완벽하다. 그야말로 머리를 쿵! 하고 맞은 기분.
시선 1318에서 나머지 작품들은 별로 였는데, 그야말로 이 작품은 단연 발군.


올해의 아쉬움 – 결코 워스트가 아님

1) 자갈치시장에서 꼼장어를 먹지 말고 생선구이정식을 먹었어야 했다!
2) 늦게 일어나서 로티를 못먹었다. 로티 먹었어야 했는데.
3) 늦게 일어나서 완당을 못먹었다. 완당 먹었어야 했는데.


올해의 워스트

1) 남포동 영화가 3개나 되었다. 지하철 탈려고 죽을맛 ㅠ.ㅜ

2) 탁구는 나의 힘. 아. 이 영화 대체 왜 선댄스에서 상 탄거야?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영화. 이 영화 때문에 죽어라 뛰었고, 시선1318에서 김태용감독꺼 못봤고, 이 영화 때문에 완당이든 로티든 생선구이든 암튼 저녁을 못먹었고, 이 영화 때문에 님은 먼곳에를 비롯한 수많은 괜찮은 8시타임의 영화를 놓쳤음. 스웨덴 영화에 상처받은 감성, 집에 와서 핀란드 배경 영화 – 카모메 식당 – 을 보면서 달랬음. 그나저나 탁구는 나의 힘에 나오는 아얀인지 아야인지는 품행제로에서 임은경 베낀 캐릭터 아냐?

3) 붉은 수염을 KT+올리브나인+싸이더스 HQ가 아도치는 바람에 미나미로 갔는데 미나미 맛 완전 쇠락.

아 이것은 역시 영화제 후기가 아니라 맛집 후기.



자꾸 여기에 글을 올리지만 하여간, 메인은 여기가 아니라 마이스페이스.
http://www.myspace.com/europa01
거기에만 올라가는 글이 다섯 배쯤 더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