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놀이

엄마표 백일상 후기

europa01 2010. 12. 20. 19:24

백일상을 집에서 차리려니 어떻게 해야할지 검색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하여간 그래서 이것저것 하고 나니 뭔가 또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공유를 하고 싶었으나
또 파티 참석자들 대거 보는 저쪽 블로그에 올리면 뭔가 좀 거시기한듯 하여 내 블로그에 올림;;
그러나 덕택에 검색은 잘 안되겠군;; 티스토리는 검색 안해주는 네이버검색 바보.

바빴다.
12월 9일 복귀 이후에,
이상하게 거의 매일 늦게 들어오게 되었고.
그와중에 좀 늦었더니 익성빌딩 주차장 아저씨의 테러로 차 못 빼고.
토요일엔 나는 별일 없었지만, 그리고 아무도 날 안불렀지만, 의리의 주말근무.
결국 토요일까지 마트도 못가는 상황 발생.

그리고 믿었던 남편도.. 토요일에 출근;; 오후 8시 퇴근;;
그리고서 집에 온것도 아니고, 남편의 취미생활인 동호회 총회 모임- 12시 귀가..
그리고 그 와중에 일요일엔 우리 아들래미 백일 ㅠㅜ

또 그 와중에 엄마가 늦게 들어오기 시작하자 순박순박이에서 떼쟁이로 변모한.
분유 1단계에서 2단계로 업그레이드에 실패중인 우리 아들놈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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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12월 19일은 이시훈 백일날.
워낙 집에서 사람 모시고 홈파티 하기 좋아하는 로파님하에게
"아들의 백일잔치"라는 마음껏 데코질 해도 오버했다고 욕 안먹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

원래는 식사도 집에서 하고자 했으나.
어른 손님 열명, 아이 손님 네명의 총 14명은
교자상도 모자르고 밥그릇도 모잘라서. 그렇다고 질러대기 뭐해서.
점심은 나가서 먹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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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백일 상차림 부터.
사실 인터넷에 도는 업체표 백일상은 너무 맘에 안들었다.
이노무 하늘에 달려있는 눈은 어쩌면 좋을까.
그렇다고 백일상 하겠다고 마지아를 부를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어쩔수 없이 하게 된 엄마표 백일상.

이놈 자식은 왜 사진이 이렇게;; 그나마 이게 제일 잘나온거임..





거실 창가에 커튼 치고, 집에 있는 교자상 놓고.
1달전에 시훈이방 커텐 맞추러 고속터미널 갔을때 샀던 하얀색 원단 2마와 하늘색 공단 1마를 올렸다. 이렇게 3마 사는데 1만원 들었음.


맨앞에 까만 바탕에 하얀거는 지난달에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특강때 배우면서 만든건데,
까만색은 나무판대기인데, 거기에 검정 시트지로 커버링을 하고.
하얀 볼은 크리스마스 장식볼. 그 장식볼에 끈 다는 부분을 가위로 자르고 가위집을 넣어서 돌려서 구멍을 냈다.
가운데 나무가지는 조화 가지. 이것도 매우 싸다. 천원이던가;
그리고 그 옆으로 티라이트를 배치한거에요.
거기에 국화를 꽂다. 국화는 하얀 꽃 한단, 3500원, 아직 안핀 파란 꽃 한단 3500원 이렇게 샀는데 1/10도 안썼음. 꽃값이 정말 너무 아까움.


뒷줄인 떡은 집에 있는 밥그릇 위에 접시 올린것.
친정엄마가 맞춰주신 백설기와 수수경단을 고임해놨다.
실은 내가 직접 했으면 예쁜 송편이나 꿀떡도 색색 맞춰서 했겠지만,
엄마가 일찌감치 해준다고 했으므로 아예 기대도 생각도 접어서 어떤 서핑도 안했다.
그나마 백설기를 엄마가 생각보다 예쁜거 해줘서 다행.

그 옆 액자는 5년전에 받은 사은품 액자.
거기에 시훈이 50일 사진을 인화해서 꽂아놨다.

뒷 접시는 삼색전 - 연근화전, 굴전, 표고전,
그리고 그 옆에는 삼색나물 - 취나물,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정말 매일 늦게 오고 토요일에도 의리 출근했던 와중에 이거라도 올린게 다행.


맨 뒷줄 꽃은 금요일 새벽 1시에 고속터미널 가서 사온
미색 리시얀셔스와 연두색 리시얀셔스, 진홍빛 카네이션.
3가지 컨셉 맞추느라 꽃색깔도 3종류 샀다.
리시얀셔스는 한단에 6천원, 카네이션은 한단에 9천원이나 하더군요.
리시얀셔스 한단씩 두단은 다 들어갔지만 카네이션은 1/3도 못써셔 역시 아까움.
겨울이라 도매시장 갔어도 생각보다 비싸고, 그 밤중에도 주차비 3천원 받고. 바빠죽겠는데 그 새벽에 나갔다 오고.
이렇게 소량구매 할때는 그냥 집앞 꽃집 갈까봐요.
핸드타이드 부케도 예전에 만들었을때보다 못 만들어서 심히 불만.

그리고 밥하고 미역국하고.

과일도 3색 과일. 사과하고 자몽하고 파인애플하고.
바구니는 애 낳고 회사에서 보내주신 과일바구니를 썼다.
이거 재활용에서 안 받아줘서 그렇다고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그냥 두고 있었는데 이렇게도 쓰임새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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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건 회심의 티테이블!
식사하시고 집에 돌아오셔서 차 마실 수 있도록 식탁을 세팅했다.

 


흐흐 복잡복잡.

네스프레소 머신으로 마시는 어른 다섯명,
네스프레소 커피가 너무 써서 못드시지만 원두커피를 좋아하시는 분을 위한 핸드드립용 한분,
그리고 그분은 설탕이랑 우유 타마시는 분,
원두커피는 싫어라 하는 맥심 커피믹스 애호가 네명,
쥬스 마시는 어린이 손님 네명.
을 다 맞춘 손님상;;

기저귀 케이크는 동생이 해준 선물이고 다이퍼케이크에서 샀다.
커피잔, 접시세트, 쥬스피쳐, 다 집에 있던 것들. 과일꽂이 하나만 샀다.

우유와 커피 젓는 티스푼이 담긴 물은 이제는 시훈이가 은퇴한 소형 젖병을 썼다.
백일파티니까 컨셉에 맞게;;


그런데 이게 뭘까..


자자자아앙~

네스프레소 캡슐 디스커버리박스가 간지이긴 하지만,
그걸 열어놓으니 기저귀케이크가 안보여서..

그렇다고 디스커버리박스 뚜껑을 닫아놓으니 너무 심심한거라.
시커멓기만 해서. 파티 느낌도 안맞고.
그래서 집에 있는 마스킹 테이프로 귀퉁이 붙이고 역시 시훈이 50일 사진으로 장식했다.
꽤 격조있는 액자 같아졌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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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어르신들 앉는 테이블.
쇼파 테이블 위에 포토북을 만들어서 올려놨다.

 

 


 




포토북은 스냅스에서 만들었다.

시훈이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쭉 사진을 매일 찍어왔기 때문에 100일 사진인데도
꽤 두껍게 나왔음.
만들어서 양가 조부모님 선물로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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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아드님 의복.
가디건은 현재는 무려 8살인 큰 조카에게 물려온 가디건,
남대문에서 1만원 주고 사온 남방셔츠와 보타이.
그리고 밑엔 내복바지 입어주셨다.
모자를 씌우고 싶었지만 하도 강하게 거부하셔서..
뒤에 의자는 바운서에 속싸개를 깔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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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꽤 바쁜 가운데에서도, 돈을 정말 최소한을 들여서 백일잔치를 했는데.
꽤 괜찮았던 것 같아서 매우 흡족했다.
적어도 돈 주고 사는 업체표 백일상 보다는 내 백일상이 두배는 낫다고 생각해서 매우 흡족.
정말 자뻑이지만, 특히 테이블데코페어 보고 와서 그런지,
내가 이쪽에 꽤 재능이 있나봐 하고 자뻑하고.


그나저나.
나는 백일파티 한다고 신났는데,
우리 아드님은 땡깡쟁이로 변모하셔서 단식 투쟁하셨음.
파티가 싫은가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