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묵은 신혼여행 사진들인데.. 방명록에 글 쓰셨던 분에 정보라도 드릴겸하여, 정말로 3년만에 업데이트;;

당시 저희는 성당에서 결혼을 했고 1박후 다음날 새벽에 싱가폴 가는 싱가폴항공을 탈 예정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신혼부부들 처럼 인천 하얏트를 제일먼저 생각했었습니다만, 따지고 보니 첫날밤 저녁을 어설프게 먹기도 그러하니, 하고 알아보니 리츠칼튼에 러브액츄얼리 패키지라고 저녁을 주는 패키지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주 소량의 금액만 추가하면 리츠칼튼에서 2번째인지 3번째인지 좋은 방인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에 묵을 수 있어서, 밥값 까지 포함하면 인천하얏트 1박 보다 약 5만원 정도 더 추가한 금액으로 좋은 방에서 쉴 수 있었죠.


이런 식으로 거실, 욕실, 침실이 분리된 방인데..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모텔이 더 좋노라고.
굳이 따지자면 욕실이 넓었습니다만 욕조는 일반 가정집 욕조;; 대체 그 욕조 바닥이 넓은것은 무슨 소용이란말인지.
게다가 29인치 볼록TV. 아 요즘 웬만한 19만원짜리 레지던스에 가도 저만한 평수의 집에 부엌까지 딸려있는데다가 42인치 PDP는 있지 않습니까; 아, 그외 욕실에 조만한 TV가 있고, (이 TV로 인해 그날 제가 살짝 뾰로퉁) 불가리 아멘티들이 아주 여러 세트 있긴 했군요. 하여간 그닥 감흥없던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 우리는 게다가 첫날부터 각방. 제가 그날 방영된 베스트극장 때문에 삐져서 저기 쇼파에 삐진척 하고 누웠다가 그냥 뻗었어요. 그런데 남편도 침대에서 그냥 뻗었어요.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첫날밤 단추를 잘못 꿰서, 지금까지. 아 운명의 시작. 우헤헤.


그래도 이렇게 클럽라운지를 쓸수 있었어요. 클럽라운지엔 스낵과 샴페인이 제공되는데, 스낵이 과자 수준이 아니라 간단한 식사 정도 되는지라, (인천공항라운지 스낵 수준 생각하면 될듯. 딴나라의 떨어지는 수준 말고) 저희는 1시 예식때 서빙된 음식을 폐백끝내고 5시에 먹어서 차디차서 맛없는걸 먹고 배불러서 온 것을 원통해 했죠. 정말 리츠칼튼 클럽라운지를 이용할 신랑신부는 밥 못먹었으면 걍 여기와서 드시라고; 하여간 그리고 저녁식사는 리츠칼튼 취홍에서 오룡해삼을 먹었던가. 동파육을 먹었던가. 하여간 꽤 괜찮은 걸 식사로 먹었네요. 저녁식사를 포함한 패키지는 정말 추천할만한듯. 그리고 저녁 먹고 신혼부부 답게 바에서 꼬냑 한잔먹고.


그리고 방에서 쉬는데 노크하더니 이런걸 가져다 놓네요. 기왕 더 센스있다면 우리가 저녁 예약을 했을때 저녁식사할 시간을 체크했을테니 그 시간에 가져다놓았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지만 역시 무드꽝 우리 부부는 그때에도 저렇게 신혼여행 스케쥴을 짜고 있었다는.

싱가폴에 가서는 말레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시간이 좀 뜨는데, 그래서 스탑오버를 해서 잠깐 지하철을 타고오차드로드에 다녀왔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참으로 후덥지근하다. 그리고 참으로 서울 같다. 아베다는 싱가폴에서 안파는구나. 이정도. 그래도 저 밑에 카페에서의 사진은 우리 신혼여행 사진 중에 제일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뭔가 신혼여행 시작 처음이라 그저 행복했던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