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사진을 찍는데 앞서서 고민이 많았다.
만삭사진을 꼭 찍어야 하나. 그거 찍어봤자 내 만족 아닌가.
그런데 만삭사진 없으면 나중에 아이가 주워온 아이가 아닌가 하고 섭섭해 한다는 얘기도 많아서
무조건 안찍는다 하기도 좀 거시기 하고.

그리고 만삭사진 찍으러 가면 꼭 낚여서 아이 사진 계약 하고 온다는데,
그럼 모질지 못한 내 성격에 기왕이면 아기사진을 잘 찍는 곳으로 가야 하지 않는가.
이런 고민들 속에 아기사진이 예쁜 곳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기사진은 또 결혼사진들과 다른 세계였다.
결혼사진은 좀 세련된 사진들도 많이 나온 편이지만,
아기사진의 트렌드는 아직도. 좀. 촌스러운 사진들이 대세.
아이의 얼굴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찍고, 배경을 뿌옇게 처리하고 이상한 동글동글 거리는 것들이 많이 다니는.
아아. 정말 너무너무 감각 없는 사진들의 판인것이다. ㅠㅜ

그냥 아이의 얼굴을 광고사진이나 패션화보 처럼 찍은 사진은 없나 하고 열심히 뒤졌는데.
또 그런 곳들이 몇군데 발견은 되었지만, 그런 곳들은 이미 비싸고 유명해서
만삭사진을 공짜로 찍어주는 곳은 아예 없었다.

그때부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왜 돈도 없는 주제에 눈은 하늘꼭대기에 붙어있어서...
돈이 없으면 눈은 밑에 달려있던가, 눈이 하늘꼭대기에 붙어있으면 눈이 낮던가..
언제나 항상 눈높이와 자금의 충돌을 안고 사는 게 인생인건가.

나의 인생철학처럼, 모든 것은 '등가 교환의 법칙'
퀄리티가 좋으면 비싼 것은 당연한 것.
이 갭을 메꾸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말 눈에 불을 켜고 검색질에 나섰다.


그러다 기적처럼 발견한 라라비 스튜디오.
건대 앞에 있는 곳이다.

먼저 라라비 스튜디오의 아기사진 부터 나간다.



라라비스튜디오 홈페이지 : http://www.lalabe.co.kr/
라라비스튜디오 카페 : http://cafe.naver.com/lalabe

이렇게 예쁜 사진을 찍으면서 만삭사진도 공짜로 찍어준다니. 
임부복 쇼핑몰 포토리뷰퀸으로 공짜 사진 찍게 된 김에 달려가서 사진을 찍었다.

화양리;에 위치에 있는지라 쿨럭.
주차가 진짜 심히 안습이라 괴로웠지만.
(나중에 결국 스튜디오 직원분이 나오셔서 대주셨음)
뒷골목은 완전 안습.
그거 외에는 완전 베스트.

사진 찍으시는 실장님도, 어시스턴트 분도 밝고 쾌활하시고.
스튜디오 컨셉도 너무 예쁘고, 준비해주신 의상도 너무 예쁘고.
무엇보다 사진이 너무 예쁘고.
보정없이 그냥 찍자마자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정말 너무 예쁘다.

하여간 너무 예쁜 A컷 수십여장의 사진 중에 고작 3장을 골라내느라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미리 당일에 아기 사진 계약을 하면, 촬영했던 만삭사진 원본을 다 받을 수 있다.)
내 아무리 돌사진을 여기서 찍겠다고 마음의 결정을 끝냈지만,
애도 태어나기 전에 계약금을 거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3장만 받아서 왔다.
(한장은 배를 깐 사진이라. 이런건 센치에 올리긴 뭐해서 아기용 블로그에만;)
(아래 사진 모두, 찍자마자 바로 받아온 것이라 일체의 보정이 없다.)



여기저기 막 스폰하고 여기저기 막 체인점 내고 그런 스튜디오가 아니라서 유명한 스튜디오가 아니지만,
정말 강추하고 싶은 스튜디오.
예전 어렸을땐, 내가 참 좋아하고 아끼는 집은 꼭꼭 숨기고
막 블로그에도 ** (ex: 라*비) 이런표시 달면서 올려서 다른 사람 안꼬이게 한다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좋은 곳은 널리 알려서 장사 잘되게 해야 롱런한다는걸 깨닫고 많이 소문 내는 편이다.
그런면에서 이 스튜디오는 소문 나야 할 스튜디오이다. =)
소문 나면 킹콩인러브 처럼 아기 사진이 비싸지겠지만..


하여간 나중에 만삭사진 또 한 버전 또 올라갈지도 모름.
그건 임부복 쇼핑몰 포토리뷰퀸으로 뽑힌거라;
근데 그쪽은 내가 좋아하는 컨셉과 많이 달라서 큰 기대는 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