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생각해보면. 잡담 2007. 3. 21. 21:22

참으로 올곧은 솔로생활을 하다가, 돌연 갑자기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간 이유는.
가만 생각해보니 단 한가지 때문이었다.

지금 남편은 명확하게 "사귀고 싶어요."라고 얘기했다.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흘리고 다녔던 놈들이나, 헷갈리게 만들었던 놈들보다
내 남편의 상황이 별 다르지도 않았는데 내가 넘어갔던 이유는 "사귀고 싶어요"라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이건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왜 이요원이 광태 친구에게 넘어갔는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광태친구가 더 잘 생겨서? 광태 친구가 더 젊어서? 광태 친구가 더 돈많아서?
아니, 이요원은 광식이를 더 좋아했을지 몰라도 그래도 명확하게 사귀고 싶다고 얘기하는 광태 친구가 더
듬직했을 것이다. 이 사람은 나를 확실히 좋아한다 라는 확신도 들고.

이 게시판, 저 게시판 돌아다니면서 연애상담 보면서 다시한번 생각든다.
이것저것 이상한 수 쓰지 말고, 그냥 just 말해라.
15년 경험상 돌이켜보건대, 어차피 그쪽에 딴 남자 또는 딴 여자 생기면 그 관계 끝나더라.


남편이 남자친구이던 시절.
사람들이 대체 왜 사귀냐 했던게 있었다.
그래, 취미도 다르다고 하고 취향도 다르다 하는데 뭐 때문에 사귀나. 하는.

그때 남친이 했던 말이 '정치관이 비슷해요.' 라는 말이었다.
말하자면 가치관, 말하자면 세계관, 말하자면 정치관.

아주 동떨어지지는 않는 대충은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나서.
- 그래도 서로의 가정에 대해 이해 안되는 부분이 되게 되게 많지만. -
이나마도 대충이라도 비슷하지 않았다면 더 이해 안되는 부분이 훨씬 많았을테고.

암튼 그런 환경에서도 그러한 환경을 가진 다른 친구들과는 많이 다르게
대충은 비슷한 정치관을 갖고 비슷하게 생각한다는것.
이게 우리같은 경우는 좀 어려울수 있음에도 딱 그렇게 만났다는걸.
그것은 참 복이라는걸.
요즘 같이 사람들의 가치관이 양극화 되어 따로따로 돌아다닐때 더더욱 실감한다.

취향과 취미는 맞출 수 있지만 정치관 가치관 세계관은 맞출수 없는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