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작은 비행기를 타고 프라하로 넘어갔다.
파리에서 정말 대학생 배낭여행에 필적하는 고난을 겪은 후에 넘어간 거라,
물가 싼 프라하에 가면 맥주도 실컷 먹고 (이건 프라하 여행의 목적), 밥도 실컷 먹으리라 라고 결심하고.

프라하를 다닐땐 프라하 골목골목 누비기 라는 책이 주요 핵심 가이드. 이 책에 나온 곳 위주로 골목골목 누비고 다녔다. 하지만 숙소는 남들처럼 구시가지 광장에 있는 곳에서 묵었던 것은 아니고, 신시가지에 있는 안델스 호텔 프라하 라는 곳인데, 까르푸랑도 아주 가깝고, 트램으로 굉장히 가깝게 구시가지로 접근이 가능하고, 구시가지에 있는 호텔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호텔 시설이 좋고 조식도 좋아서. 파리에서 고생고생 하다 온 우리에게는 최적의 플레이스.


첫날 짐을 풀고, 구시가지으로 가서 프라하에 가면 누구나 본다는 돈지오반니 마리오네트 오페라를 보러갔다. 하지만 무식하게도 스토리를 몰라서 중간에 나가서 줄거리를 읽다 옴. 그리고 뭐 때문인지 남편이랑 또 크게 싸워서 따로 관람.

돈지오반니를 약간 재미없게 본 뒤, - 재미대비 가격이 좀 센 듯. 그냥 프라하에 왔으니 마리오네트는 기본이니까. 라는 그런 느낌이랄까. 극장에는 죄다 한국인 밖에 없다. - 밥을 맥주를 먹기 위해서 구시가지 광장으로 갔다. 남편이랑 싸워서 약간 심퉁난 상황이었지만, 구시가지 광장에 진입한 순간 그 심통은 싹 사라짐. 정말 동화의 나라구나!

첫날 전경 사진을 안찍어서 마지막날 사진 끌고 옴.


광장의 각 건물에는 저렿게 흰 천막으로 된 노천맥주집들이 가득한데, 아우 맥주도 맛있고, 굴라쉬도 맛있고,
종업원들이 죄다 영어도 잘한다.

그리고 다음날은 프라하성.


프라하에 가기 전에는 몰랐던 무카라는 화가의 스테인드글라스인데, 너무 좋아서.
역시 프라하가 배경인 몬스터 만화 그림체 같기도 하고.





이 거울 미로의 집을 가기 위해서는 산 정상에 올라야 되는데, 약도만 보고 산인줄 모르고 무식하게 걷느라..
정말 힘들었다. 파리를 떠나면서 고생이랑 바이바이 했는줄 알았는데, 정말 엄청 고생했네.
아무런 준비 없이 프라하 정상에 크로스컨트리한 심정이란. 미로의 집은 별건 없다.

그리고 프라하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다니는 다리인 까를교에서 한장.
원래 역시 몬스터에 나오는 체독교를 찾아다녔는데 도저히 못 찾고.

어머 임수진 청순하게 나왔네;


급작스럽게 SK컴즈에 사표를 던져버리고 마이스페이스로 입사 예정이었던 나와.
급작스럽게 한화증권에 사표를 던져버리고 K모증권으로 입사 예정이었던 남편.
두 백수가 떠났던 파리-체코 여행.

이젠 하도 오래 되니, 여행스토리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고.
남은 것은 사진 밖에 없다.
그나마 아기 나오기 전에 하나라도 정리하고자.. 2년만에 포스팅.

이거 뭐 결혼 3년차 때인데, 어찌나 사진마다 신혼여행 포스 작렬인지.
이직의 꿈이 부풀어서 그랬나..
하지만 사진들은 신혼여행 포스 작렬이지만,
사실 우린 파리에서 되게 고생했다.

그때 갑자기 닥친 미국발 금융위기에, 완전 초성수기때 였던지라.
1유로가 1900원에 달했고,
그러다보니 돈이 없어서 호텔에서 주는 조식과 가장 싸구려 석식을 먹고, 중식은 굶어댔으며.
점심에 길거리 음식으로 크레페를 먹어도 과일은 커녕 생크림도 못들어간 설탕만 들은 크레페 먹고.
물이나 콜라 사먹을 돈이 모잘라서 콜라도 못먹고

그러면서 또 지하철은 얼마나 비싼지 지하철도 못타고.
A지점에서 출발해서 B지점까지 30분안에만 들어오면 하루에 얼마를 타든 1대당 2유로인 공중자전거시스템 velib으로 다녔으니.
배고프고 목마른데 차가 완전 쌩쌩 달리는 길 까지 자전거로 30분내로 주파하느라 완전 개고생.

그 이후 남편은 여전히 파리 하면 이를 간다. 그나마 난 파리가 3번째니 망정이지.
그래도 사진은 멀쩡하게 나오니 사진은 얼마나 사기가 심하단 말인가.
그래도, 생각해보면 정말 자전거를 끌고 다니느라 파리의 구석구석 골목길을 쏘다니며 파리 현지인 처럼 다녔던지라.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히려 프라하 보다 기억엔 남는 것 같음.





로뎅미술관. 미술관보다는 그 잔디가 더 기억에 남는.
신혼여행 포스 작렬 사진 가득.



아랍 음식이 먹고 싶어서, 정말 힘들게 힘들게 찾아간 곳. 꾸스꾸스 먹었는데 별맛은 없더라.


퐁피두 센터 바깥. 3번째 간거라 별 감흥 없음.


이 밑으로는 쭉 관광객 모드 작렬 중.

유람선도 타고.


그 유명한 셰익스피어&컴퍼니에서

생제르맹 근방. 그때의 전형적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