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성 잡담 2006. 9. 1. 04:11
20대 시절 보다 내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마 이걸 보는 사람들은 다 너 무지무지 달라졌어! 상전벽해야! 라고 하겠지만)
어쨌든 제일 큰건 '참을성'이다.

내 보기에는 좋은 사람들만 있는 공간에서 아무 불편없이 즐겁게 살던 몇년 후에
서른이 되면서 갑자기 환경이 심하게 바뀌었고. 처음에는 그것이 진짜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잘 소화 못하고 '쉐타!'를 외치며 나 이러고 못살아 이러고 못살아 하면서 거의 항상 징징 모드였지만.
그 시련들을 한템포 한템포 더 겪다보니 그리고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커다란 시련으로 다가오니 - 2년간 3번 시련. 진짜 아우 내가 봐도 징해.-  이제는 그 모든 것들에 '허허' 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너무나 70년대 '하면된다' 의 건전한 마음자세로 끊임없이 탈출시도를 하면서 나머지 근무시간에는 정말 열심히 일하는. 그래서 '아니 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거에요. 뭐 한 맺혔어요?'라는 소리 마저 들어가는. 하지만 꿈을 잃지않고 계속 탈출은 끊임없이 시도하며.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허허허
사적인 관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허허허
주변에서 아무리 걱정스럽다고 결혼반대를 외쳐도 그냥 밀고 나가는.
암튼 그런 참을성 맵집 좋은 건전소녀 아줌마가 되어버렸는데.

이상하게도 딱 하나 점점 참을성 없어지는 분야가 생겼다.
마초스러운 언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내 안에서 선을 그어버리게 된다.
점점 마초 대하기가 힘들다. 내 포커페이스 무너지고 얼굴 굳어버려질까봐.
아니 내가 언젠가 버럭 하고 소리지르고 등 돌리게 될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