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썼는데 티스토리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다 날라갔다.
슬프다. 흑. 파울홈런 이후 땅볼아웃 처럼 아까보다는 훨씬 저 퀄리티의 글이 나올 것이 뻔하다.
하여튼.

한 앨범을 듣다보면 타이틀곡 말고도 좋은 노래가 부지기수로 많다.
특히 너무 대중적인 곡은 좀 싫어하게 되는 나의 스놉스러운 성격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항상 그렇다. 이를테면, 요즘 내 차 CD플레이어에 꽂혀있어 항상 듣고 있는 슬로우쥰의 앨범에서만 해도 나는 타이틀인 이제 우리 사랑하게 된다면 이라는 곡 보다는 우린 곧(♪) 이라는 곡을 훨씬 좋아한다.
어제도 내가 일이 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윤상의 곡 - 아 이건 복선 - 을 뽑을 일이 있었는데 내가 뽑은 곡은 총 세곡. 문득 친구에게(♪), 우연히 파리에서(♪), 이사(移徙). 이사(移徙)를 제외하면 앞 두곡은 모두 타이틀곡이 아니었다. 그리고 윤상의 곡을 제외하고 그냥 윤상이 부른 노래 다섯곡을 꼽으라고 하면 위 3곡에 김현철 앨범에 수록된 사랑하오(♪) 와 토이 앨범에 수록된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다. 두 곡 역시 타이틀곡이 아니다. 센치에 들어오시는 분들은 음악을 잘 아시는 분들이라, 이 곡들을 다 아실 확률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대중세계에서 이 곡을 다 아는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될까.

한낱 리스너가 이런 기분인데, 진짜 저 곡들을 40번 불러가면서 녹음한 가수들은, 그리고 며칠씩 걸려서 머리를 짜내서 한음 한음, 한 단어 한 단어 적어내렸던 작사작곡자들은 어떤 기분일까. 그런 작업을 통해 분명히 마음 가는 곡들이 있을텐데, 요즘 처럼 음반 사주는 사람이 없는 때에는 그 곡들은 한번 들려지지도 못한채 사그러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일텐데, 그 마음은 어떨까.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곡이 아닌 곡들은 앨범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듣고 향유해야 하는건데, 앨범을 구입안하니 영. 이것은 그야말로 묻혀서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해외에서 완전 잘나가고 음반 팍팍 팔아대는 대형 가수들은 B-Side 모음집을 내기도 하고, 이현우의 경우는 그야말로 은근과 끈기로 나의 노래와 슬픔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를 억지로 히트 치게 만들기도 했다. 여러앨범에 계속 수록;; 아니, 사실 윤도현밴드의 그 유명한 사랑TWO는 그렇게 두번 실린 곡으로 두번째 앨범에서 메가히트를 하게 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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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넬 시크릿쇼에서 정말 정말 힘들고 아쉬웠고 후회도 많이 들고 팬과 뮤지션과 레이블에게 너무나도 미안했지만, 그런 와중에서 내가 제일 보람차게 느끼고 기뻤던 것은 넬의 멤버 네분이 우리의 컨셉을 완전히 이해해주고 우리에게 마음을 주셨다는 것이다. 즐콘 때 부터 경험한 것이지만, 하나의 컨셉을 이해해서 같이 잘해볼려고 애써주는 가수들과의 경험은 진짜 신났고 그런 가수들의 공연 퀄리티는 정말 훌륭했다. 그런데 우리를 단순히 행사로 접근해서 한번 무대 서고 끝나시는 그런 가수들의 퀄리티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그 분이 아무리 아무리 대형 뮤지션이라고 하더라도. 넬은 우리 의도를 이해주셔서 그런지 정말 최고의 퀄리티의 공연을 해주셨다. 그 막장 상황에서도. 그것이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

넬이 시크릿쇼를 하면서 두개 더 큰 컨셉에 동참을 해주셨는데, 그것은 본인들이 좋아하고 아끼는 후배뮤지션들을 조명해줄 수 있는 기회를 주신것이다. 루사이트 토끼와 짙은 이라는 두 어쿠스틱 팀의 음악을 직접 선정하여 공연무대에 같이 섰고, - 둘은 무려 소속사도 다르다. 넬은 울림엔터테인먼트, 루사이트토끼와 짙은은 파스텔뮤직. 굳이 이렇게 띄워줄 필요도 없는데 말이다 -. 이 두팀과 함께 뮤직트레인에 동참을 해주었다.

뮤직트레인은 뮤지션의 과거 음반에 수록된 비 타이틀곡의 MP3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하나의 대형 뮤지션이, 자기가 밀고 싶어하는 뮤지션의 과거 MP3를 배포함과 동시에 본인들의 과거 MP3를 무료로 배포한다. 사실 후배 뮤지션의 경우 홍보 목적으로 MP3를 배포한다 하더라도 쉽게 홍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넬과 같은 대형뮤지션이 본인의 MP3를 공개하는 홍보를 하면서 이 미끼로 후배 뮤지션들의 음원을 들어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니, 그야말로 이 정말 대인배 선배 아니란말인가! 물론 이를 통해 본인들이 아끼는 과거 음반의 비타이틀곡이 좀더 조명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대형 뮤지션의 MP3 다운로드시 받을 수 있는 수익에 비하면 너무 미미한 혜택인데도 말이다.

하여튼 무료 MP3를 받을 수 있는 곡은 다음과 같다.
1. 넬 - 현실의 현실 / 넬 정규앨범 3집. Healing Process (2006.9) 수록곡
2. 루사이트 토끼 - 봄봄봄 / 루싸이트 토끼 1집. Twinkle Twinkle (2007.11) 수록곡
3. 넬 - 섬 / 넬 정규앨범 3집. Healing Process (2006.9) 수록곡
4. 짙은 - Secret / 짙은 1집. 짙은 (2008.10) 수록곡
5. 넬 - 한계 / 넬 정규앨범 3집. Healing Process (2006.9) 수록곡

http://www.myspace.com/mymusictrainkr

아주 많이 울컥 했음에도 여전히 홍보중인 머시기.



  • Jobim 2008.12.10 21:23

    안녕하세요. 로파님!
    오랜만에 들렀네요. 잘 계시죠? ^^
    윤상의 Best 곡을 뽑으라면 저도 '우연히 파리에서'를 넣겠어요!
    Slow6 음악은 사실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었는데
    로파님 덕분에 듣게 됐어요.
    지금 벅스뮤직으로 듣고 있는데... 이거 질러야겠는데요.
    윤상 송북. Natural 스페셜 앨범. 그리고 곧 이소라 새 앨범 나온다던데.
    함께 질러야겠군요. ㅠ.ㅠ
    몇년째 Wish List에 들어있는
    European Jazz Trio - Dancing Queen 앨범은 어떡하나... ㅡㅡ;
    참. Slow6 1집도 사야할까요?

  • Jobim 2008.12.10 21:37

    참. 브로콜리너마저 정규 1집도 사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