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늦은 여름휴가 겸 부모님 회갑여행

컨셉 1. 
럭셔리 여행 - 남들은 해외로 가는 회갑여행을 제주도로 퉁치는 대신, 부모님 평생에 못 경험해본 럭셔리로 조합한다.
컨셉 2.
3대 여행 - 최연장자 61세, 최연소자 2세, 60대 2명, 아기 1명, 어린이 1명, 20대 후반 - 30대 중반 5명. 젊은이 풍에 지루하지 않으면서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본다.

일정 : 10월 9-11일 2박 3일 / 인원 : 7+1+1
예산 : 430만원 / 실제 집행 : 380만원


1. 비행기+숙소 / 해비치 49평 + 진에어 / 1,784,600원 / 제주여행클럽 예약 (2달전)

아기를 제외하더라도 총인원 8명이라는 나름 대규모 여행객이라, 가능한 숙소는 해비치 49평, 휘닉스아일랜드 55평 밖에 고민할 수가 없었다. (샤인빌 대형평수는 너무 비쌈) 휘닉스 아일랜드 55평은 방3개도 가능한지라, 나는 개인적으로 휘닉스가 끌렸지만, 아이 둘 엄마인 동생은 주변 환경이 아이들에게 더 친화적인것이 해비치라고 해비치를 고집했다. 뒤늦게 나중에 섭지코지 때문에 휘닉스에 방문했을때 확실히 느꼈다. 가족여행은 해비치 무조건 Win. 해비치는 뭐랄까 좀 따스한 분위기의 가족친화적 분위기라면, 휘닉스는 모던한 30대 여피족 - 아이 없는 - 의 분위기.

해비치리조트 숙소 뷰

휘닉스아일랜드 민트

동생 미니홈피에서 훔쳐옴




애초에 해비치 리조트는 호텔에 비해 많이 구리다는 인터넷 정보가 많아서 걱정이 되었지만, 해비치 리조트 콘도방도 최소한 5성급은 되었으며, 객실만 리조트 것을 사용하고, 나머지 설비는 모두 6성급인 호텔 것을 사용할 수 있어 수준이 훌륭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감복한 것은 리조트에도 적용된 6성급 서비스. 6성급인 몰디브 원앤온리 리시라나, 발리 클럽앳더레기안에 묵어보면서 느낀 점은, 5성급 (특1급)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흠 잡을 데 없는 서비스다. 그런데 6성급은 < 5성급 + 기대하지도 않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가 사려깊다. > 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 것은 이번에 해비치에서도 느껴진 부분. 이미 5성급인 리조트에 6성급 서비스를 받으니 다들 기분이 좋아좋아. 그런데 그 서비스가 무엇인지는 참 기입하기가 어려워서;; 특기할만한 것은, 비즈니스센터가 무료여서 마음껏 컴퓨터를 쓸수 있고, 해비치익스프레스라고 교환에서 모든 처리를 다 몰아서 한꺼번에 해주며, 셔틀버스로 공항에 짐 탁송 서비스를 해주어서 카니발 9인승에 7명 타서 골프클럽 2개를 포함한 짐 10개를 공항에 부칠 생각으로 앞일이 깜깜했던 본 투어가이드를 편하게 해주었다.

휘닉스 호텔

단, 유일한 단점은 요가 너무 얇다는 점. 허리가 배겨 다음날 새벽까지 아팠다. 결국 휴스파에서 맛사지 받았네. 엑스트라 베드가 그닥 비싸지 않으니 요 보다는 엑스트라베드 추가 신청 추천. 그외 치약/치솔등 일회용품은 지급되지 않으며, 샴푸, 바디클렌저, 로션이 지급되었다. 그리고 타올도 매일 인당 3개씩 지급 되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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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50분가량의 비행이라, 저가형 비행기를 무조건 고민했고, 제주항공과 진에어 중에 아침 8시 출발과 오후 4시대 돌아오는 항공편이 여유있는 진에어를 선택했다. (제주항공은 이미 매진). 그런데 진에어 역시 마치 사우스웨스턴항공을 연상시키는 쾌활하고 경쾌한 느낌인지라 참 좋았다. - 남동생은 왜 대체 주유소 유니폼을 입혔냐고 투덜거렸지만 -

 하여간 늘상 기계적인 대한항공/아시아나의 이코노미서비스를 대하다 (비즈니스는 논외. 비즈니스 서비스는 아주 훌륭하다.) 정말 친절한 진에어 승무원들을 만나니 좋았다. 아기와 어린이에게도 정말 잘해주고. 기내음료서비스는 감귤쥬스/녹차/물 뿐.

진에어는 자리배정이 안된다. 아무 자리나 먼저 앉는게 임자인 시스템. 우리 아버지가 비행기를 무서워하는지라, 인당 5천원씩 추가하여 부모님 우선좌석 배정을 받았는데 (+ 예산 1만원 추가) 이게 거의 비즈니스랑 비슷하다. 자리가 비즈니스 처럼 넓은 건 아니지만, 제일 먼저 자리 잡을 수 있어서 맘대로 앉을수 있고, 대기 없고, 수하물도 우선처리. 엄마아빠 표에 짐 10개를 같이 붙이니 갈때 올때 모두 짐이 제일 먼저 나왔다. 그렇다고 우리 자리가 질적으로 떨어진 것도 아니고. 좋은 자리 잡겠다고 굳이 서두르지 않고, 굳이 줄 서있지 않아도, 뭐 별 차이가 없어서 난 참 괜찮았음. 그래도 대가족 여행이면 짐 때문이라도 한두명 우선좌석 해놓는건 편할듯.


2. 골프장 / 해비치 CC / 금요일 2인플레이 그린피+카트+캐디피 334,000원

주말엔 2인플레이를 해도 4인 가격을 내야 한다 해서 금요일로 잡았다. 금요일 2인 + 카트료 : 244,000원. 2인플레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캐디피는 원래 4인 가격인 9만원을 내야 하는데 (그래야 캐디분 일당이 되니까) 아빠 엄마가 9만원으로 한다면 비싸다며 골프를 안치시겠다고 발뺌하셨다; 사실 부모님 골프치시는 날이 우리의 유일한 자유시간인고로, 우리가 작당하여 캐디피 4만5천원에 했다고 부모님께는 거짓을 고하고 9만원을 미리 내놨다.
그렇게 했더니, 엄마 아빠는 일생에 처음 2인플레이를 해서 신났고, 캐디분은 9만원 받고 2명분만 일하셔서 좋고, 서비스가 그래서 훌륭했으니, 부모님은 또 기분이 좋으시고... 그리고 코스도 스크린골프에서 미리 해보신것에 비해 훨씬 좋았다고 하시고. 버디도 하나 잡을 정도로 플레이도 잘되서 신나고, 사우나의 화장품도 오휘였다고 했던가 후라고 했던가 (하여튼 고급에 가본적 없는 엄마는 또 그런것에 감복).. 뭐 하여간 4만5천원 추가에 부모님이 완전 그야말로 '뻑'가버려서 나름 기분좋은 거짓말.

덧 : 공항에서 골프장으로 가실땐 바로 가시도록 셔틀버스를 예약해놨었는데, 부모님 셔틀버스 잘 타셨나 확인하느라고 셔틀버스에 올랐다가 완전 당황. 무슨 할아버지들이 셔틀버스에 가득. 알고보니 에쿠스 고객 초청행사였던가. (해비치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하는 리조트임) 그래서 호텔 물이 안좋을까봐 걱정했었는데. 걱정이 사실이 되긴 했다. 흑.
(요즘 들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무리가 중산층 5-60대 할아범떼다. 어찌나 다들 자기 잘난 맛에 사는지.)


3. 렌터카

뉴 카니발 9인승 58시간 / 카티즌 / 플러스 자차보험 추가, 네비게이션 추가 188,030원
2박3일동안 쓸 메인 카로 뉴카니발 9인승을 예매했다. 이건 내가 엔크린 플래티넘 회원이라 24시간 무료, 24시간 외에 추가분에 대한 60% DC를 받는 회원이기 때문에 내 명의로 대여를 해야 했기 때문에 9인승으로 빌린 건데, 조금 후회스럽긴 했다. 9인승은 실제로는 거의 7인승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9인승에 9명 탄 후 짐은 거의 못싣는것이나 다름없다 보니 돌아갈때 어떻게 짐을 싣고 사람 9명 탈지 막막 막막. (해비치에서 짐을 셔틀버스로 보내줘서 정말 다행)

네비게이션 열라 쪼매난거 주는데, 그래도 이게 나름 길을 상세하게 보여줘서 여행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카티즌은 돌아올때 기름 1칸 맞춰오라고 하는데, 이게 사람 열라 괴롭힘;; 카니발이 생각보다 기름을 많이 먹어서 1칸을 예측하기가 참 힘들었다. (전직 주유소 사장이 일행의 일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주유소를 두번이나 가게 되었다.  2박3일동안 제주를 횡단하고 종단하고 등등 하는 동안 기름값은 4만5천원 나왔다.

더불어 카티즌 홈페이지에서는, 반납은 꼭 제주지점에서 하라고 되어 있어서, 일정상 노형동 카티즌 제주 지점에 들렸다 오는걸 고민하느라고 머리가 빠질뻔 했으나, 전화통화결과 반납도 대여했던 5번 주차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괜히 순진하게 홈페이지 믿고 노형동 들리고 택시타고 오지 말고, 전화해서 반납도 알아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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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307 24시간 / 제주렌터카 / 121,000원
첫날 자유시간 우리 부부를 위한 렌터카. 딱 첫날만 쓸 예정이었기 때문에, 꼭 해비치에서 반납해야 했다. 해비치 지점을 갖고 있는 렌터카 회사는 제주렌터카 뿐이었고, 이 회사에서 빌려주는 오픈카는 푸조307과 뉴비틀 카브리올레 뿐이었다. 결혼할 때 뉴비틀 카브리올레를 탔었기 때문에 별수 없이 푸조307 낙찰. 예전에 김모곤씨 푸조206을 무지하게 많이 타고 다녔기 때문에 푸조307 영 별로였으나, 그리고 다른 렌터카회사에서 보유한 머스탱이 무지하게 땡겼었으나, 푸조307이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제주렌터카는 공항에 나와서 빌려주질 않기 때문에, 남편이 셔틀버스를 타고 제주시내로 가서 빌려서 다시 공항으로 와야했다. (나는 카니발 빌리는데 투입됨) 덕택에 비행기 도착해서 짐 들고 빠져나온시간은 9시 30분, 남편과 다시 만난 시간은 10시 30분.
네비게이션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었는데, 우리집 네비와 같은 맵을 사용하는 네비라서 익숙해서 좋았고, CDP음향도 참으로 좋았다. 처음에 오픈카 뚜껑을 못 열어서 낑낑. 그다음번에는 뚜껑을 못 닫아서 낑낑. 나중에 해비치 제주렌터카 직원도 뚜껑을 못닫더라;;  첫날 날씨가 무지하게 꾸리꾸리 했는데, 이번 아니면 언제 오픈카 드라이브를 해보겠냐고 덜덜 추워죽는 상황에서도 뚜껑 열고 다녔다. 그랬더니 50km만 밟아도 스피드감이 아주! (반납하는 날 아침에 날씨가 좋아져서 뭔가 매우 슬펐음)

뭔가 차가 구리구리해서 덜덜 소리가 계속 나서 영 불안했지만, 뭐 그래도 타고다닐만은 했다.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남편은 엑셀과 브레이크 감이 안좋다고 투덜투덜이었지만, 내가 운전할땐 내 차랑 별 차이 없는 감도라서 룰루랄라. 여기는 기름 만땅 채워서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실질적으로는 12시간 밖에 안탔고, 기름값은 1만7천원 나왔다.

반납할때에야 좋은 날씨
오픈카의 장점은 운전석에서 옆을 볼때 전망이 완전히 트여있다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다.


4. 덧.
아직 운전면허증을 못딴 막내는 제주시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하이킹을 했다.
별다른 정보 없이 갔는데, 공항 인포메이션에서 자전거/스쿠터 대여해주는 업소 명단과 지도를 주어서 이것 가지고 제주시 하이킹을 할 수 있었다.  숙소로 올땐 공항으로 도로 가서 해비치 셔틀버스를 타고 귀가. 우리가 예산에서 5만원을 얘 자전거대여비용+점심값+용돈으로 지급해줬는데, 돈 남았는지 더블비얀코를 돌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