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tpaper 홈페이지에서 공연 보면서 느꼈던 것을 썼었는데.
이 공연 프로듀서 donemany 이종현님의 답글이 달려서 같이 퍼왔다.
그랜드민트페스티벌과 이승환에 대한 모종의 의문부호가 풀리는것 같아서 말이다.

그나저나 요즘 어째 내 블로그는 딴 데 썼던 글 모음이 되어가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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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즐겁게 놀았어요.

제가 가봤던 페스티벌 중에
제일 행복한 페스티벌로 남아있는 기억은
2000년 virgin Festival 이었습니다.

그해에 여행을 다니면서
이런저런 롹페스티벌을 많이 봤었고
v2000을 갔던 그 바로 다음주에는
레딩 페스티벌도 보게 되었지만,
전 v2000이 더 좋더라구요.

꼭 지르는, 이것저것 슬램 하는 공연 말고
넓은 벌판 위에 비치의자나 돗자리 깔아두고
찬찬히 저 멀리서 공연을 지켜보는 분위기.
아이를 데리고 온 30대 부부는 저 뒤쪽에서 아이들을 놀리면서 음악듣고
혈기왕성한 청소년들은 저 무대 앞에서 신나게 춤추고.

그 따스한 분위기에서 비가 살짝 살짝 오는데 봤던
v2000 Stage 헤드라이너 Travis의 공연은
아직도 제 인생에서 베스트 공연으로 남아있습니다.
안세봤지만 제가 공연 아마 한 300번도 더 본것 같은데 말이죠;;


GMF의 라인업과 그 지향하시는 컨셉이 발표되었을때
그때 그 v2000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너무너무 즐거웠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페스티벌을 볼수 있는구나! 하고

그리고 언젠가 예술의전당 야외무대 - 그 돌조각 있는 - 에서
델리스파이스가 공연을 한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i pooh의 fantasia를 부르셨는데 정말. 뭐랄까 마음이..
그 생각도 많이 났지요.

그리고 90년대 후반대인던가
언더동에 계셨던 분들이 그런 청초한 음악들을 들으시며
마음껏 소녀적 감성을 풍풍 풍기셨던 것도 기억해요.
그래서 이분들. 10년이 지나 이제 그때 그 감상회를 이렇게 거대한 규모로 하시는구나.
싶어서 참 재밌기도 했네요.
(이분들이 이렇게 그 시절을 재현하시는동안 그동안 난 뭐 했지.. 싶기도 많이 했다는...)

민트페이퍼 홈페이지가 운영되는 모습이나.
멜론 라디오 진행하시는 모습이나.
강아지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가 나오는 모습이나..
스폰서 광고 진행이나 등등을 보면서
정말 참으로 제대로 된 페스티벌이 생겼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1회 답지 않게 어찌나 꼼꼼히 치밀하게 준비하셨는지.
기획자분이 좀 프로셔서야 말이지요.
비가 왠수이긴 했네요.
(전 다행히 남편 덕택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그 고생을 면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집에서는 당신 때문에 메리랑 스웨터 못보잖아!! 하고 버럭거리면서 부부싸움하면서 왔는데.)

공연을 너무너무 즐겁게 감사하게 봤습니다.
어쩜 테니스경기장에서 공연을 하실 생각을 하셨는지..
테니스경기장 분위기가 너무 좋더군요.
비 안온 첫날엔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

멜론 라디오도 중간중간에 참 재밌게 들었고요.
올림픽공원 호반무대는 언제나 그렇지만 참 예쁜 곳이지요.
그리고 물론 라인업도 너무 훌륭했고요.
정말이지 윤상 공연을 볼수 있게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음반도 너무 좋아서 정말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좋은 얘기 많이 썼으니 아쉬운 점을 쓴다면.

1. 라인업에서 이승환님은 좀 안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분은 "난 다른데 가면 시끄럽다고 하고 쌈싸페에서도 발라드 한다고 무시받았는데 여기 오니 참 맘이 편하다" 라고 하셨지만..
그분의 롹음악은 좀 많이 강해서 같은 날 있었던 광명이 더 잘어울리셨을것 같아요.

2. 테니스경기장이랑 호반무대가 너무 멀었어요.
공연장을 호핑하면서 보겠다는 계획은 무너지고;;;
정말 귀찮아서 옮겨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연 선택을 실패한적도 있었답니다.
킥보드가 절실히 생각나더라구요.

3. 러빙포레스트가든에 주황색 싸이 야광봉이 너무 깔린 것 같아요.
저 역시 그 회사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지만 공연이랑 색이 안맞아서 안좋아보이더라구요.
저도 그런데 다른 사람은 오죽할까 싶었거든요.
다음번 스폰 계약하실때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협의하심이 어떨지.

4. 싸이나 이런데서 홍보가 <이승환과 빅마마가 나오는 GMF에 가자> 라는 카피가 메인 카피였던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공연의 컨셉과 가장 동떨어지는 아티스트들이 홍보 전면에 나서니까, 컨셉을 이해 못하는 관객들이 많이 올것 같기도 하고 해서 좀 걸리더라구요.
싸이에서 카피 쓰는 것은 싸이가 알아서 쓰는 거지만, 해당 담당자는 컨셉까지 이해할 생각보다는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 이름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꺼에요. 아티스트 이름을 거는게 GMF라는 페스티벌 이름 거는 것보다 훨씬 클릭이 잘되지만 다른 아티스트로 유도하도록 얘기해주면 더 좋을것 같더군요.

5. 올림픽공원 호반무대 여기 정말 통제가 어려운 곳이에요.
저도 여기서 해봤는데 산책객들이 많아서 막 들어오거든요.
뒤쪽은 하도 산책객들이 들어오고 경호원이 내쫓고 해서 약간 집중하기 어려웠답니다.
경호 테이프 가지고는 역부족이고 아예 플래카드나 장막 같은것으로 둘러쌈이 나아보였어요.

6. 고강에 들어있는 레파토리도 불러줬으면 참 좋았을텐데요..


암튼 이노무 한국 페스티벌계에는 참 비가 왠수죠.
그래도 많이 힘들지 않으셨다면.. 그리고 재정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면..
내년에도 꼭 부탁드립니다.


공연 첫날 빅마마와 타이티80의 공연 중간에
메인스폰서의 왕보스님이 살짝 들리셨었드랬어요.
굉장히 만족하시는 것 같아 저 역시 마음 놓았네요. ^^

공연 참 감사히 잘 봤습니다.

europa01 임수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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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페이퍼  

오랜만에 뵙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벌써 결혼 하신지 몰랐어요^^ 예상대로 재정적으로는 크게 실패한 페스티벌 맞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분들을 너무 많이 얻었다는 생각에 크게 흑자를 본 페스티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아티스트들이 근간의 어떤 페스티벌, 공연 보다 열심히 해주셔서 그 덕택에 페스티벌이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승환님의 경우는 처음부터 저희가 생각하는 것들을 너무나 잘 이해해주셨고 물심양면으로 가장 도움을 많이 주신 아티스트중 한 분이시기에 지금도 전혀 언발란스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참여 아티스트 대부분이 GMF의 레젼드 뮤지션으로 이승환씨를 결정하는데 전혀 이견이 없는 것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무대 매너와 언변 뒤에 숨어 있는 문화에 대한 고민과 섬세한 감성을 저 역시 너무도 많이 느껴왔기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그 분을 처음부터 GMF의 초대 레젼드로 결정하였습니다. 많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좋은 조언 너무나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레딩, V, 글래스톤베리, 후지록, 펜타포트 같은 유수의 페스티벌의 10분의 1 만큼이라도 감동을 줄 수 있는 페스티벌로 성장하도록 꼭 노력하겠습니다. 예전 음악 필드에 계시던 분을 아직도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2007-10-10 17:26:52


그러고보니 요즘 예전에 음악하다가 음악판을 떠난 사람이 너무 많지.. 많아도 너무 많지..
뭐 음악으로 밥벌이가 되어야 말이다.
...

음악판으로 돌아가면 밥벌이 안되겠지.. 그래도 음악일이 그립다.
그냥 취미생활 차.. 몇몇 가수 온라인 마케팅을 도와줄까 싶긴 한데..
뭐 요즘 레이블들에서 온라인 마케팅하실 여력은 되셔야 말이지.
음악 잡담. music 2007. 10. 8. 23:34

요즘 마음이 항상 계속 불안하고 무언가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아 그냥 홈페이지를 내버려두고 있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암튼 간만에 음악 얘기.


# 우리팀 조군이 추천해줘서 듣게 된 MIKA

CD 껍데기에, 프레디머큐리와 로비윌리암스의 보컬에 엘튼존과 비틀즈의 작곡실력이라고 해서
뭔 설레발은 뭐 이런 설레발을. 오버도 이런 오버가 없을 수 없다. 하면서 흥. 하고 해당 A&R을 흠잡으며 뜯었는데, 보컬은 확실히 로비윌리암스는 그냥 왔고, 프레디머큐리는 살짝 읊조릴때 비슷하고 가끔은 조지마이클도 생각나고, 가끔은 무려 탈 바흐만도 생각이 난다. 그리고 우리의 80년대 형제들도. 그리고 음악은 엘튼존은 잘 모르겠고, 비틀즈와 클래투와 그리고 누군지 딱 모르겠는 80년대 뉴웨이브 밴드도 생각나는... 고로. 어쩜 이런 놈이 다 있을까 싶다.

조군은 Soothing 효과가 탁월하다고 추천해주었는데, 오히려 신나서 룰루랄라 하면서 듣기에 좋다.
음악들을 시름들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그 효과로도 훌륭하다 훌륭하다.

Mika - Love Today


음반에 우리나라 CF BGM으로 사용되는 곡이 두어곡 있다. 음악이 CF에서 너무 좋아하게 생겼다.



# 정말로 우연히 듣게 된 O15B의 7집.
아니 가사는 막 이뭐병.. 이나, 곡은 너무 조쿠나.


O15B - 성냥팔이소녀 (feat.호란)



# 사실 발리보다 더 기대했던 GMF 다녀왔다.

처음에 도착을 좀 늦게 했고, 메인스테이지와 호반 스테이지가 너무 멀어서
이한철 무대에 헉헉 거리면서 갔더니 겨우 몇곡 들어서
다시 돌아가기 너무 귀찮다 하고 파리스매치 안보고 이상은 봤는데.
흑... 너무 후회 스럽...... ㅠ.ㅜ

이상은 무대는 유난히 재미없었고, 뒤늦게 너무 재미없어 하고 분연듯 떨치고 뛰어간
파리스매치의 무대는 고작 2곡 봤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서...
테니스 경기장이 공연 보기 참으로 좋더군..

그리고 다음날은..
내가 GMF를 외치게 만들었던 윤상의 공연.

남편이 요즘 공부한다.
그래서 늦게 출발했고... 비도 왔고.. 차도 밀렸고..
윤상 공연에 늦을까봐 정말 극 초조했고..
윤상에 너무 초조해 하다보니 앞에 못본 스웨터와 마이앤트메리 공연도 아쉽고..
그래서 남편에게 못할 소리도 하고.. "에이잇! 코드 맞는 사람이랑 결혼했어야 했는데!" 이런... 남편 상처입고..

근데 운이 좋았지.
마이앤트메리와 스웨터때 너무 비가 와서 제대로 공연을 보기 어려웠나보다.
들어가니 어느새 아주 극차분한 돈마니 이종현님의 극사과멘트가 방송되고..
남편한테 많이 미안한거라. 남편 덕택에 늦게 가서 고생도 안했고,
사실 며칠전 한화 꿈에그린 차이나 펀드도 남편이 게으름피느라 이틀 늦게 넣어서 내가 굉장히 혼냈는데
사실 그 덕에 3만원 더 벌었고..

암튼 윤상 공연은.
너~~~~무 행복했다.
들을 곡이, 듣고 싶은 곡이 너무너무 많은데 60분은 너무 짧더라.
그리고 이별의 그늘이나 가려진 시간 사이로 같은 곡 보다는 Cliche 이후의 곡들을 더 많이 듣고 싶었는데
그건 내 욕심이겠지.. 하지만 정말 듣고 싶었던 곡이 너무 많더라...
그래도 이사나 결국 흔해 빠진 사랑얘기, Ni Volas Interparoli같은 곡을 들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Runner's High를 했던가 안했던가. 헷갈리네.)
야속한 완벽쟁이 윤상님, 앵콜도 안해주시고.

(윤상 - 이사)


이승환 앵콜 도중에 나왔는데, 문 앞에서 이종현씨가 기립하고 안녕히 가세요 하고 허리꾸벅 배꼽인사를 한다. (배꼽인사 할땐 난 줄 못알아보셨었다.) 많이 쫄으셨나보다. 난 비올때 고생을 안해서 그런가, 이틀 내내 되게 좋았는데. 내년에도 꼭 해주세요. 너무 잘봤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하고 내려오는데 뿌듯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