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F 2008 19일 후기 music/gigs 2008. 10. 20. 00:10

정말 이날 공연을 위해서 남편을 얼마나 어르고 달랬는지.
지난 1주일동안 주말도 없이 새벽 철야 막 달린 남편의 체력을 위해
금요일날 밤 11시에 퇴근한 남편을 무려 고속터미널까지 데릴러 가고;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그야말로 갖은 아양을 다 떨면서 1시 공연에 맞추어 공연장으로 고고씽.

그러나 차가 참 안나가서, 정말 남편이 말하는 "광기"의 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칼시작하는 GMF에서 첫곡이었던 브로콜리 너마저의 "말"을 놓쳐버렸다.
대신 티켓 바꿀려고 늘어선 줄에서 "말"을 들으면서 거기서 노래 부르고 춤추고.
브로콜리 너마저 - 말 (♪)

드디어 1시 5분, 러빙포레스트가든에 들어섰다 진짜 깜짝 놀랐다.
정말 음악 많이 듣는 사람들에게는 초새벽인 오후 1시에!!!!
정말 가득 가득 가득 찬 사람들. 자리가 없어서 바위 위에 까지 따닥따닥 올라가서 보는, 공연장은 그야말로대성황. 아 브로콜리 너마저는 정말 인디계의 아이돌이구나!!!
아직 EP를 구입하지 못해서 인터넷으로만 들었던 노래들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곡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공연장에서 들으니 청춘열차(♪) 도, 안녕 (♪)도 참 좋네.
그러나 저러나 브로콜리 EP는 오늘도 sold out. 대체 언제 살수 있니! 정규앨범 좀 내자꾸나.
이쯤 되면 너무 비싸게 구시는 것은 아니신지 의심도 들만하다.
이렇게 인기가 있는데 아직도 정규음반이 안나오다니. (14명 밖에 없는 우리회사에서도 3명이나 브로콜리의 광팬이란 말이다!! 앵콜요청금지는 최고 명곡이라고 다들 인정하고.)


작년은 비가오고 추웠다. 그래서 음산했다. 바닥은 축축했고. 테니스경기장과 호반무대는 거리가 꽤나 멀었고, 메인스테이지인 테니스경기장은 피크닉 공간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오늘은 완전 피크닉 분위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돗자리와 담요를 지참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이너스의 담요와 뜨거운 감자를 돗자리 펴놓고 누워서 피크닉 하듯 발 까딱까딱 하면서 들었고,
이한철이 나왔을때는, 나는 또 그 광분 분위기로 각종 막춤 춰대면서 공연을 보면서 난리를 쳐댔고.
우리 남편은 담요를 누에고치처럼 두르고 미이라 처럼 누워 잤다. 돗자리 대각선으로 누우니 그 185cm (올해 또 컸다. 매년 큰다) 남편이 조금도 몸 굽히지 않고 꼿꼿하게 미이라 처럼 잘 수 있다.
오죽하면, 뒤에서 공연을 보던 남편 후배가 "저 앞의 커플은 여자는 난리치면서 춤 추면서 보는데 남자는 너무 잔다. 참 독특하다"하면서 주목하고 보다가, 그 남자가 내 남편인 것을 알고 놀래서 뛰어왔다;;;;

뒤에서 뛰어온 남편 후배는 돗자리를 너무 작은 걸 가지고 와서 - 거의 무릎담요 같은걸 가지고 와서 - 둘이서 앉으려니 엉덩이만 걸치고, 다리는 이슬내려 축축한 잔디쪽으로 내밀고 앉아있어 참으로 안쓰러웠다. 이미 인사도 했겠다, 형수 입장에서 우리 돗자리가 남편이 쭉 펴서 누울정도로 넓고 또 그 후배가 나름 인기가수 - 라디오만 10개 정도 게스트하고 콘서트도 완전매진 될 정도의 인기가수 - 인데 그렇게 불쌍하게 앉아있는게 안타까워 후배 데리고 오라고 남편에게 계속 잔소리했는데, 남편 왈 "연애하는데 방해하지 마라. 저 여자친구는 당신이랑 내가 아주 불편할 것이다. 가뜩이나 가수라서 연애지사도 힘들 것 같은데 방해마라"라면서 이대전 다운 합리화;;; 결국 여자친구는 마이앤트메리 끝나고 바로 가더라;;;; 혹 속좁은 선배 부부로 찍혔을지 매우 걱정. 남편은 결국 9시간 콘서트 중에 한 6시간은 누워있었다.


마이앤트메리는 1집 외의 곡들은 참 별로다. 그래도 1집 만큼은 참 좋다.
그나저나 골든 글러브는 들을때마다 제목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을. 그 제목은 '블론세이브'라고 지었어야지.
남편이 골든글러브를 좋아하는 걸 보면서 의외로 페퍼톤스도 좋아할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페퍼톤즈를 막 남편 귀에 주입시키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유희열 앵콜곡 여름날을 부르는 재평씨 노래 못부른다고 못부른다고 난리가 났다. 아 남편에게 페퍼톤즈는 무린가;;

언니네는 이번 새 앨범 1번 곡부터 10번 곡까지 전곡을 순서대로 부르는 기염을. 그러나 솔직히 재미없었다는.
윈디시티는 여전히 그정도의 스테이지를 보여주고 있어서, 별다른 감흥은 없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세팅하는 것만 봤고 ㅠ.ㅜ
토이는 우와 우와 좋았지만, 그리고 목이 쉬도록 따라 불렀지만.
글쎄 앞으로는 토이 콘서트는 잘 가지 않게 되지 않을까.
2004년도인지 2005년도인지의 콘서트는 정말 행복하게 갔었는데,
토이의 과거 음악들이 2008년의 내가 듣기에는 너무나 트래디셔널 발라드곡들이구나.
GMF 라면 차라리 어라운드 더 코너 쪽 음악들을 더 선보이는게 좋았을텐데.
여름날은, 재평씨가 노래를 너무나 못불러서. 쩝.



콘서트 내내 "세상은 넓~~고, 노래는 좋구나!" 하면서 페퍼톤스의 뉴 히피 제너레이션을 입에 달고 살았다. 페퍼톤스는 어제 공연이었는데도 말이다! 알고 보니 이 곡이 GMF2008의 테마송이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가사가 딱 GMF2008이었다. GMF2008은 딱 이랬다.


생각해보니 내게 있어 이번 GMF의 제일 큰 성과는 남편이 공연 컨셉에 대해 만족했다는 것이다.
나를 만나기 전엔 이런 음악이 있는줄도 몰랐던 사람이고, 락 페스티벌 같은건 가본적도 없던 사람인데
첫 락페스티발 경험을 재작년 펜타포트에서 해서 진흙탕 트라우마가 생겨버려서;
작년 GMF때도 비가 억수로 와서 완전 미움 받고 막. 윤상 때문에 싸움나고 그랬는데.
그래서 올해도 GMF 가겠다고 내가 얼마나 얼마나 눈치 보고 아양떨고 그랬는지.

하여튼 그래도 이번엔 비록 9시간 중에 6시간 누워있었지만, 이렇게 잔디밭에 누워서 뒹굴뒹굴하면서 보는 공연이라는 것에 만족중이라, (공연을 일요일에 간것에만 불만을 제기하는 중) 이거 앞으로 가능하면 - LG가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않는 한 - 매년 볼 수 있을듯. 근데 그런 날 -LG 포스트시즌으로 겹쳐서 못가는 날 - 이 올것 같지는 않다는.

  • europa01 2008.10.20 01:43

    아 젠장 봄여가겨 되게 좋았다네. 토이의 예전음악이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나 "발라드"다. 라는걸 처절하게 느끼고 온 공연이었는데, 봄여가겨 볼껄 그랬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