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웅 - 박명환 보상선수로 두산 행




신재웅.

그러니까 내가 신재웅을 맘에 들어했던건, 2005년 6월 경부터 였다.
대졸 신인 신재웅이 처음으로 1군에 로스터 등록되어 중간계투로 등판하기 시작하던 바로 그 무렵 부터였다.

나의 신재웅 관련 포스팅 좀 보자.
2.

그런데, 오늘, 여느때와 같이 오락하며 야구를 듣다 눈을 들어 신재웅이 투구하는 모습을 본순간그저 스트라이크 하나 잡은 것 뿐인데, "왓 멋져!"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실로 얼마만인가. 엘지 투수가 저렇게 시원시원하게 뿌리는 모습을 본건.
서승화의 옛 시절? 이상훈의 옛시절?

바깥쪽 꽉 차는 코너웤이 되는 공을 던지면서도 아주 시원시원한.
이제 갓 신인이라 떨러셔일지도 모르지만 인터벌도 짧게 짧게 가져가는-.
엘지 모든 투수들을 다 최원호로 만들어버린 이상군 코치의 입김이 전혀 닿지 않은 듯한-.
이렇게 공 하나하나가 파이어볼러 스러운 엘지 투수를 대체 얼마만에 보았던가!

그래서 컴퓨터를 제쳐두고 신재웅의 투구만 봤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1.
오늘 LG감독이 기를 쓰고 이길려고 하는 삼성전 9회 위기 상황.
가장 믿을만한 마무리였던 정재복을 내리고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신재웅
그 약간 어설픈 정재훈 스러운 얼굴이 마운드에 씩씩하게 오르는데 어찌나 믿음직스러운지
아, 저건 진짜 마무리의 포스야. 아유 신인 마무리라니, 아유 어린 마무리라니..
그래 쟤가 우리 선수들 중에 제일 잘 던지지..  기특기특기특기특. 이런 마음으로.


2.
그러나 이 초짜 마무리는 이 위기상황이 좀 감당이 안됐는지,
(지난번에도 그 입을 앙다물며 던져놓고 내려와서 휴~~~ 하지 않았던가)
이 무슨 쉽게 보기도 어려운 투수보크 ㅡ.ㅡ;;
그리고 병살 유도했는데 이종열의 1루 커버 미스로 병살을 못하고 결국 난타 당한다.
신재웅 좋은 경험이었을것이다. 나는 그가 멋진 마무리로 자리매김할 것을 의심치 않으니까.
그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오랫만에 시간이 나는 주말인고로,
몇주만에 dc에 들어가서 모두 다 읽어볼 재간은 없고 하니
내가 좋아하는 선수 이름들로 검색을 해서 봤다.
음, 나말고도 신재웅 좋아하는 엘지팬들이 많구나.

파울볼에서는 엘지팬들이 워낙 버로우고
쌍마는 야구 볼줄 아는 사람은 남지도 않고
태석닷컴은 너무 안티사이트가 되어서 선수 칭찬하는 데가 별로 없어 상황을 몰랐는데
역시 지극히 단순한 디씨에서는 아직 선수에 대한 냄비와 버로우와 오버의 반복들이라
신재웅 칭찬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멋지다, 참.
출처는 싸이월드 클럽 Nastu님 (나는 DC에서 퍼옴)

신재웅녀석, 왈론드 때문에 엔트리 부족해서 2군 갔다.
광삼이 없는 동안 신재웅을 이뻐했는데 내가 이뻐하는 녀석들끼리 손잡고 2군에 있는구나



이러고 이 뒤에는.. 알만한 이유로 야구를 접었다.
- 프런트 재구축되고 결혼 이후 다시 야구계에 관심을 -

그러던 중 올해 딱 한번 라디오 야구중계를 들었는데, 그게 마침 8월 12일 한화전.
생애 최초로 선발로 올라온 이 땜방 선발투수는 바로 신재웅.
워낙 좋아하던 신재웅의 경기인 관계로 끝가지 라디오 중계를 들었는데.
이 생애 최초 선발투수 주제에 9회 1아웃까지 노히트 노런이었다!
아쉽게도 안타 하나 내주고 1안타 완봉승으로 첫 승리 장식.



나는 신재웅이 너무 좋았다.
마조니 주니어니 뭐니 그런 웃기지도 않는 별명으로 세간에 오르기 전에도
신재웅이 좋았다.

무엇보다 시원시원하고 듬직하고 차분하며서도 윽박지를줄 아는 좌완 파이어볼러.
에이스로 이만큼 좋은 조건이 어디 있을까.
나는 정말 앞으로 LG의 5년 이상을 책임 질 투수로 신재웅을 꼽곤 했다.

그리고 밑에 보호선수 놀이 할때, 내가 제일 먼저 꼽은 놈은 신재웅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유망주고, 그만큼 기대받고 있고,
또 '지옥까지 가서 데리고 올만한' 그 귀하디 귀한 쓸만한 좌완이니까.

내가 편애하는 1번 선수인 김광삼은 보호선수 안될지도 모른다고 내가 내 손으로 쓰면서
신재웅은 1번으로 보호선수 엔트리에 넣어두었다.



젠장.
그나마 좋아하는 구단으로 가서 다행인데.
좋은 투수 코치가 있는 곳으로 가서 다행인데.
그래도 내년 LG에는 내가 생각하는 현역 최고의 좌완 투수 코치 양상문이 오는데.
지금 가는 것은 너무 속상하잖아. 양상문에게서 더 가르침을 받았으면 좋았을텐데.


이건 박명환 온것과 별개다.
마해영 받는라 장문석 보낸거랑은 다른 문제다.
이건 충분히 우리가 박명환과 카드를 안맞춰도 되는 거였다고.
솔직히 말해서 박명환 오고 오태근 가도 되는거라고. ㅡ,.ㅡ

신재웅을 보호선수에 안넣다니. 굉장히 속상하다.
우리가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선수였잖아. 트레이드도 아니고 FA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지는거라니.
앞으로 5년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둥이 될 수 있는 젊은 좌완 투수가
내야수나 대주자요원들 또는 전성기가 지난 투수들
또는 앞으로를 알 수 없는 타자유망주 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차라리, 김경문 감독이 달라고 했다고 해.
그래서 김재박 감독이 대승적 의미로 거기 가면 애 더 기회 많이 잡고 좋을거라고 내준거라고 해.
안그러면 너무너무 속상해.
안그래도 그닥 정이 안가는 감독인데, - 난 정말 용달차 감독을 원했다고! - 확 미워할거야..

LG의 스토브리그에 그동안 90점 줘 왔는데.
60점으로 확 깎을랜다.

이병규 놓친것보다 백배 만배 속상하다.
이병규야 10년 봉사하고 이제 자신의 꿈 떨치러 간거고.
이건 우리가 쓸만한 선수를 내친거나 다름없잖아.



잘가 웅자야. ㅠ.ㅜ
곰팀에 곰이 갔으니까 잘될거야.
그리고 그 팀은 유능한 젊은 선수 연봉도 잘 줘.
팀웍도 좋고 이적 선수라고 텃세도 없고.

그런데 이천 밥 먹고 살 찌지는 마. ㅠ.ㅜ
그리고 LG 너무 미워하지는 마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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