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모양처였던 - 그래서 학교도 죄다 가정학과로 원서 넣었다가 피본 - 동생보다.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좀더 체질인 것 처럼 살림을 잘한다.
이것저것 해먹는 것도 좋아하고, 온갖 생활의 지혜는 죄다 섭렵하고, 꾸미는거 좋아하고, 심지어 청소도 곧잘한다.
그리고 우리 남편은 그남자의 최고 장점인 PC함 덕택에, 적어도 '남편으로서는' 완벽하다.
- 애인으로서는 빵점. 우헤헤헤. -


그런데..
다시 하라고 한다면 결혼따윈 안할거다.
남자친구랑 그냥 사는것을 택할련다.



난 그저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살고 싶었을 뿐인데.
내가 왜 이 모든 것을 신경써야 하고,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카스트제도의 수드라가 되어 기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되는걸까 항상 조심하면서 걱정하고,
가슴 한쪽이 멍드는 것은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야 하는걸까.

모든지 휙휙 바뀌는 대한민국.
10년 후엔 동거도 너무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후배 여성들이 남자친구와 살고 싶은 것 뿐이었는데 수드라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겪지 않도록.
그리고 내가 혹여라도 돌싱이 되는 날이 온다면, - 세상일은 모르는 법 -
그 다음 연애때는 바보처럼 재혼하지 않도록.

아 그 전에 확실히 해둬야겠구나.
내가 혹여라도 돌싱이 되는 날이 온다면, 다음 남자는 동거선호자인지 부터 확인해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