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1500대를 찍어도 (직접 투자한 주식 500만원, 펀드 400만원 있으니 남 일이 아닌데) 감이 안오고
회사에서 또 조직개편 한가운데에 놓여있게 되었지만 감이 안온다.
그 모든 것도 개인의 인생에 가장 큰 일 앞에서는 다 남 일이 되는 것이다.


내가 다섯살 때부터 내가 결혼하기 전까지, 내 인생의 가장 큰 문제거리는 아빠의 동생들이었다.
고모 삼촌이라 이름 붙이기도 싫은 대책없는 3남매는 끝없이 돈만 써대고 아빠에게 빌붙기만 하여
대기업 - 그냥 대기업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연봉 센 - 임원인 우리 아빠의 사회적 포지션에 비해
나는 참 가난했다. 단칸방에 다섯이 같이 산 적도 있었고,
8학군 한복판에서 사춘기를 보내면서 돈 때문에 울기도 여러번 상처도 여러번.
결국 대학 1학년 때부터 돈 벌기를 시작해서 이게 쭉 직업이 되었다.
이제껏 단 한달도 돈이 안들어와본적이 없을 정도였으니.

남편을 고를때 그래서 형제를 유심히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남편의 형제는 상식적이고 현실적이나.. 이 집안에는 더 큰 장벽이 있다.
그리고 그 규모는 우리 삼촌고모들이 지금까지 쓴 돈 총합 보다 훨씬 더 막대하고
결국 우리 성실하게 살아온 우리 부부 인생이 지금 파탄 일보 직전에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사람이, 자기 있는 돈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맞추어 계획적인 소비를 한다는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왜 내 인생에는 저런 사람들이 벌써 몇이나 있단 말인가.

열심히 일해서 돈 벌고, 그 안에서 소비하느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하고 투자해온 내 인생이
바보 같이 느껴진다.
결국 이렇게 해서 이 돈은 항상 펑펑 써대는 사람 뒷막음하러 들어간다는 게 참으로 허탈하다.


결혼 할때는 잘 해야 한다.
아무리 100점짜리의 남편을 만난들, 그 주변의 사람들이 인생을 파토낼 수 있기 때문이다.
뭔가 울 엄마 인생의 전철을 밟는 것 같군...



100
점짜리 남편과 갈라서던지, 불행하게 살던지의 두가지 옵션 밖에 없는 인생의 기로에서
지금 나는 많이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