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번이나 얘기한 문제였을 것이다. 이 시대 계급은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무지한 계급과 지식계급으로 나뉜다고. 무지는 지식을 습득하면 되는 일이니까 계급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지식 계급은 무지한 층을 한없이 답답히 여기듯, 무지한 층에서는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아는척 잘난척 하는 것들이 본인들을 가르치려 한다> 하여 거부감을 느끼고, 들으려조차 안하려고 하는 현상이 그야말로 비일비재 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얘기는 불편한 것이고, 불편한 것은 불쾌한 것이 된다. 그 와중에 본인을 무지하다고 지적하는 것에는 자존심이 상한다. 이러니 계급은 고착화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한 것이, 과거 유산계급은 무산계급을 착취했지만, 지식계급은 무지한 계급을 착취할 방법은 없고, 무지한 계급 때문에 오히려 이모저모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어쩔수 없이 무지한계급은 지식계급보다 수가 월등할 수밖에 없는데 무지한 계급은 또 대부분 소수의 파렴치한 금전주의자들이 이끄는대로 이끌리고 있으니 지식계급은 설자리가 없다.

토요일에 무지계급 대표주자께서 회사에 오신다. 정확히 얘기하면 회사가 아니라 회사가 위치한 건물에 다른 입주사에 오신다. 이 건물은 그 회사와 우리회사 딱 두군데만 입주해 있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사람들은 누가 오는지 감이 올것이다. (잘난척 하느라 무지계급 대표주자가 누군지 못 밝히는게 아니라 인터넷 보안에 걸릴까봐 그런다. 당장 오늘만해도 광우병 관련 비난글을 삭제 해야 한다는 압박이 들어왔다 한다. 다행히 우리서비스에는 삭제할만할 정도로 수위 높은게 없어서 그냥 두고 있지만.) 하여간 그래서 이노무 빌딩 계속 전기점검에 엘리베이터 점검에 바닥공사에 난리다. 그리고 난 토요일에 개편 테스트차 회사에 출근한다. 도시락폭탄을 던질 용기는 없고 그 앞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에 빠져있다. 그냥 넘어가는 것은 영 양심에 걸리기 때문이다. 아직도 송상헌 결혼식에 왔던 전두환을 몸을 부딪힐 정도로 가까이 있었으면서 뒤통수 못 때려준게 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