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회사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돌아가면서 각자의 소원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지요. 제 소원은 집이 팔리는 것 이었습니다. 골치덩어리 용인 집. 아파트 자체는 너무나도 좋은 고급 아파트이지만, 용인이라는 죽전보다 더 아랫동네 에 있는 위치로 인해 용인을 팔고 서울로 오는 것은 마치 과거 상계동에서 집 팔고 나오는 것 만큼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집을 파는것은 마치 경매와 같다는걸 뼈저리게 느낀 한해였습니다. 집값이 빠지기 시작할때, 남들이 5억일때 4억9천으로 내놓으면 안팔립니다. 그때 4억7천으로 내놓았으면 팔렸겠죠. 그 3천만원 욕심나서 배팅을 못해서 1년을 갔네요. 여름에 4억3천만원으로 내놨으면 팔렸을 집을 시세가 3억9천이 될때까지 갔고, 금리가 인하되자, 이때가 서울로 들어오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하면서 아주 싸게 내놨습니다. 그랬더니 팔렸습니다. 만세!

그리고 급매 아파트를 사게 되었습니다. 이 집도 목동으로 가고 싶어서 작년 여름에 5억5천에 내놨는데, 천만원 이천만원 아까워서 과감히 못내놨다가 결국 3월 신학기 전에 이사라는 목표를 위해 과감히 8만원을 내렸습니다. 그걸 저희가 겟! 고로 9천만원 손해본 저희 부부가 8천만원 손해를 본 다른 부부의 집을 사게 된것이지요. 으하하하.

집 팔고 집 사고 하는 그 중간에 제가 백수가 되면서, 대출부담이 있게 되어 살고 싶었던 아파트 보다는 좀 동떨어진 곳의 아파트를 사게 되었지만, 그래도 서울에, 제가 좋아하는 홍대에, 그것도 산울림소극장 앞에 있는 아파트를 사게 되어 되게 기뻐요!


 
여기까지 기쁨의 소식이라면.
네네. 저는 이제 백수가 되었습니다. 결코 제가 일을 못하거나 등의 이유로 백수가 된것은 아니라고 강력주장하고 싶지만, 본사에서 제가 백수가 된 원인에 대해서는 적어도 인터넷에서는 극비를 지켜달라고 하도 신신당부를 하시니, 보상금을 받을 동안까지만은 - 그래봤자 한달 ㅠ.ㅜ - 원인을 인터넷에서는 안밝혀야 합니다.

네, 사실 회사 그만두는건 별 문제가 아니에요. 제가 뭐 한 회사 충성하고 다녔나요 뭐. 벌써 몇번째 회사랍니까. 하지만, 문제는요. 옮길 회사가 없다는 점이에요. 모든 회사가 다 인원충원 동결이 나버렸습니다. 그야말로 제가 가고 싶은 회사들은 모두 동결이네요. 아 그래서, 저는 막 맨땅에 헤딩중입니다. 제가 수배해서 알게 된 CEO들에게 막 메일을 보내고 있어요; 쪽팔리지만, 어떻게 하나요. 그렇게 하나라도 걸리면 다행이지. 그리고 이제는 들어가고난 뒤에 생각한다 하여, 유부녀 주제에 일본회사에 원서를 넣질 않나 (저희 남편 펄펄 뛰는 중), 3년~5년차를 뽑는 자리에 원서를 턱 넣고 있질 않나. 아, 정말 쪽팔리다.

하여간 그래서 저는 지금 이사갈 집 인테리어에 목숨을 걸면서 이거 생각에 즐거워하고 있지만,
그러는 한편, 저에게 구애를 해주시는 회사에 그냥 가야 하느냐.
아니면 많으면 여섯달까지 기달려서 제가 가고 싶은 기업의 TO가 나오길 무작정 기다리느냐.
이런 갈등속에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 포스팅의 목적은 말이죠. 제발 회사에 TO 생겨서 뽑으시는 회사 분들! 저 좀 어떻게 좀; 회사의 CEO분 이메일 주소 아시는 분! 저 좀 어떻게 좀;
이래뵈도 그동안 나름 성공한 사업이 무척 많은 기획자랍니다. 흠흠. (아 마이스페이스는 아니니 그게 좀;; 하여튼 마페로 인해 제 커리어에 스크래치가 나버렸으나. 마이스페이스 코리아도 제가 나오기 전까지 지표와 상황이 엄청나게 좋았다고요. )

그리고 이제 드디어 제가 집이 외져서 손님들 초대 못하고 그러는게 끝나니.
다들 기대하시라. 제가 마구마구 초대하겠습니다아아! (물론 제가 마구마구 초대하려면 저도 돈이 있어야 재료를 사서 대접하니까 아마 취직을 하고 나야 가능할듯. 그게 언제냐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