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은 저의 복부인 얘기도 centi에 쓰고 싶었어요.


하루종일 부동산 사이트와 지도와 각종 부동산전문 분석에 코를 박고 있었어요.
몇달째 매일매일 이짓 했더니 저는 복부인이 다 되어가요.
준 웨딩플래너 이제 은퇴하고 준 복부인이 되어버린거죠.

신랑신부간의 무수한 싸움 끝에, 양가의 걱정 끝에, 결국 결혼을 하네 마네 얘기까지 나오다가
주말에서야 드디어 누군가의 말 대로 "완전 feel이 오는 아파트"를 만났고,
그 아파트에 대해 엄청난 무리수를 극복해서라도 잡고 싶다는 마음이
남친-저-시어머님-시외삼촌-시아주버님 다 이렇게 마음의 동의가 들고 나니까,
갑자기 시아버님이 이 일을 전담 하시겠다, 모두들 손 떼라 하셔서 더 마음이 급해졌어요.
시아버님이 저희의 마음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택을 하시게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미리미리 더 확정 지어서 시아버님의 컨설턴트에게 전달해야 하거든요. ㅠ.ㅜ
그럼 그 상담컨설턴트분께서 말씀을 잘~~ 해주시리라 믿고.
(그것도 몰래몰래 전달해야 하는거라 힘들어요. >.< )

게다가 음, feel 오는 아파트는 심히 무리한 짓을 저지르는 관계로.
평수를 작은 데서 시작해야 하는데, 아버님께서 그래도 큰 평수!!를 주장하시는 고로.
오늘은 완전히 백지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그간 콧대 높게 "그래도 역 가까이, 그래도 환경 좋은, 그래도 길이 반듯반듯한, 그래도 여의도와 강남 사이, 그래도 깔끔한, 그래도 강변북로/올림픽대로 가까이, 무조건 2000년 이후 아파트" 이 모든 조건의 궁합이 맞춰진 곳만 찾아다녔었는데, 이제 그런것 한두개쯤은 포기해야 하거든요. 배경이 완전 달라졌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광흥창, 신공덕, 당산역, 응봉, 행당, 옥수 이런데는 안된다구요 ㅠ.ㅜ) 아주 처음부터 다시에요.

그나저나 그 feel 오는 아파트를 지르는 턱에.
꿈의 마포는 사라지고오오. 서울 서남부권 탈출은 요원한 꿈이 될듯.
결혼해서도 목동-가양동-염창동-당산동 중에 한군데에 살게 될것 같습니다.
역시 이 동네가 서울에서 집값은 (교통 및 저희 동선 대비) 젤 싸거든요.  아아아 지겨워요.

(뭐 이렇게 썼다해도 나중에 아버님이 '만인이 원하는 feel 오는 아파트'를 선택 안하시게 된다면
다시 꿈의 마포로 들어갈 수도;; )

어쨌든 샌드위치 데이, 다른 이들과 co-work 해야 하는 일의 형편상 다른 분들이 모두 휴가 가신 오늘, 저는 하루 온종일 부동산 정보만 들여다보고 있네요. 완전 복부인이에요 복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