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놀다가 들어오니 이런 게 안내되어있다. Moonsoon Room Activity.
전날 주로 운동 위주로 되어있는 액티비티와 달리, 이것은 우기 시즌에 회의실 하나 빌려서 실내에서 놀수 있는 아이템 위주로 짜놓은 액티비티. 전날에도 보니까, 부부끼리 서로 페이셜 맛사지 해주는 걸 배우는 클래스도 있었고, 꽃꽂이 클래스도 있었는데, 이 안내장을 늦게 봐서 못갔다. 되게 아쉽더라. 어차피 그 시간에 리조트에 내내 있었는데 말이다.
하여튼 이날은 액티비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남편은 8시에 스트레칭 클래스에 가고, 나는 10시에 과일 조각 클래스에 가기로 했다. 남편이 먼저 8시에 스트레칭 클래스에 간 동안, 나는 잠을 좀더 자고.. 조식 먹으면서 남편과 도킹.

전날엔 8시쯤에 조식을 먹으러 가서 자리가 많이 비었었는데, 남편 스트레칭 클래스 끝나고 9시에 가니 실내는 자리가 꽉 찼다. 실외만 나오면 맥을 못추는 이대전씨 괴롭괴롭 모드, 실내에 자리 날때까지 안들어가겠다고 징징. 나는 10시 과일조각 클래스 가야 되기 때문에 빨리 들어가서 먹어야겠다 고 징징 거리고. 살짝 이날 부터 의견충돌 모드 시작.

조식식당인 라 살라의 실외. 옆쪽 위가 어제 갔던 트리하우스.


남편이 시킨 일글리쉬머핀&에그

와플 - 오늘 추천이 골든와플이라고 남편이 얘기해줘서 시켰는데 그게 아니다. 이상함;


  • 오늘 조식부페, 와플 시켰는데 안나와서 좀 삐짐. 하여튼 번번이 느끼지만 조식부페는 식탐과의 전쟁 #

    조식부페에서 가지고 온것들.



    * 남편을 채근하면서 빨리 먹고 Monsoon Room으로 가니, 이건 뭐 시간이 되거나 말거나 그냥 기다린다. 어제 메디테이션 - 명상 이라고 하지만, 실은 복식호흡 시간때도 강사가 안와서 한참 기다리다가 연락해서 강사 와서 혼자 교육 받았는데, 남편의 스트레칭 클래스에도, 강사도 손님도 아무도 안와서 연락해서 나중에 강사가 와서 교육받았다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하여튼 예약을 해도 별 소용이 없다는. 언제나 손님이 없어서.

    이번에도 또 나혼자 수업받나 그랬는데, 그래도 이번엔 wii 하고 놀던 한국인 신혼부부가 꼈다. 그래서 셋이서 올망졸망 수업받음. (영어로 진행되서, 그 신혼부부는 내가 한국인인지 몰랐을듯) 파스타에 나오는 공효진과 똑닮은 딱 그풍의 라 살라 막내 쉐프가 가르쳐줬고, (나의 메디테이션 강사이자, 남편의 스트레칭 강사가 보조교사를 했다. 이 남자 만능이냣;; )
  • 과일조각 수업에서 내가 깎은 것들. 예쁘긴하지만 버리는게 너무 많아서 과일값 비싼 한국에서는 못할듯 #




귤 까는건 아주 쉬웠고, 집에서도 해볼만 했고, 사과 깎는건 아이고 버리는게 반이야. 싶어서 걱정이었는데, 다시 재연하려면... 못하겠고.. 당근은 비교적 쉬운 편이었고, 파인애플도 엄청 쉬었으나, 이건 버리는게 2/3. 나중에 살라부아 갔더니 저런 장식들이 요리마다 나오는데.. 왜 막내쉐프가 가르쳤는지 알만했다. 막내쉐프 맨날 하루에도 이백여개 저거 짤라대겠지. 그 언니 빛의 속도로 저걸 조각하던데;;

* 오늘 낮은 정말 철저히 빌라에서 놀겠다 라고 결심했었다. 남편이 음악 왕창 들은 아이팟나노를 빌려와서 틀어놓으니 계속되는 내 같은 곡 릴레이 끝나서 편했고. 내내 리조트에서 놀기 위해 점심도 아예 룸서비스를 시켜다 먹었다.

  • 카오팟과 팟씨유. 완전 맛있다. 태국음식에 미치다 라는 책에 보면 팟씨유 호감도가 별하나던데 카오팟보다 훨씬 맛있는데.. 기술 차이가 크다니까 아난타라는 잘하는 곳인듯 #


  • 카오팟 380밧, 팟씨유 360밧. 합이 740밧. 부가세 7%와 팁 포함해서 847밧. 아주 맛있었는데, 딴 음료를 안시켰으니 어제 빌벤틀리펍 햄버거보다도 싸다.

    사실 카오팟은 아난타라 조식메뉴로도 나오는데, 내가 남편에게 "우리 조식에 팟타이 나오던가?"라고 물었을때 남편이 "응" 하고 대답해서 카오팟을 시킨 것. 나중에 남편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에, 팟타이 못먹을 수 있다고 서러워서 울뻔했다. ㅠㅜ 그냥 팟타이를 점심에 시키고 카오팟을 다음날 조식으로 먹을껄. 하여튼, 여기서 먹은 팟씨유는, 푸켓에서 먹은 모든 먹거리 중에 가장 환상적으로 맛있었다.

    * 낮에 내내 빌라에서 빈둥빈둥 거리겠다고 결심했었기에, 메이드 아줌마들이 집 치우러 와도.. 안나가고 살라와 수영장에서 버텼다.



    살라에서 누워서 대문을 바라보기.

    • 어제의 나와 같은 처지의 K모증권 이모차장 - 이 양반도 주간보고서 취합중 #
    • 이 회사는 PC원격접속해서 업무보는 회사인데, 아난타라가 그리 느리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원격접속 하려니 초 느려서.. 정말 24mbps로 비키니사진 보던 그 하이텔 시절이 생각이 났다.

      내가 보고 있는 책은,

      궤변이 가득한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도저히 못보겠더라. 보기만 오면 잠이 쏟아지는 수면제.


    * 이렇게 유유자적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흘러 6시 30분, 시골집 기사아저씨가 오셨을 시간.
    굉장히 굉장히 더웠는데 아저씨가 6시부터 오셔서 더운데 대기하고 계셨다. 미안했다.. 아 그냥 맞춰오시지.

    빠통으로 가는 길은, 예상대로 멀었다. 1시간은 꼬박 걸린다. 빠통으로 가는 길엔 중간에 엄청난 언덕이 있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나선형으로 올라가거나 터널로 갈 곳을, 그냥 직선거리로 넘어버린다. 난 여기 처음 갈땐 막 멀미날것 같았는데, 태국 사람들은 막 헬멧도 안쓰고, 한 오토바이에 둘이 타고서는 그냥 막 달린다. 나는 무서워서 조마조마해서 죽는줄 알았네. 렌트할 생각 안한게 천만다행이다. 빠통으로 갈땐 이 언덕을 꼭 들려야 하는지, 다음날 푸켓타운에서 빠통 갈때도 이 길을 지나갔다.

    그래서 도착한 쏭피뇽.

    어제 주문한 것들이 모두 태국 요리 입문서라고 하니, 이번엔 일부러 중간급을 시키고자 했다. 입문코스 중에 들어있는 것중에 Larb은 어차피 내일 살라부아 코스에 들어있으니, 그건 빼고 어제 빼먹은 입문코스를 넣는다. 얌탈레.
    얌탈레를 시키니 종업원이 "spicy?" 라고 묻는다. 이대전 도전한답시고 spicy를 시켰는데. - 우리 부부는 원래 매운거 못먹는다 -  아 정말 죽어도 못먹겠다. 정말 너무 매워서 중간에 포기. 그냥 정상적인 것을 먹을 것을.
    팟카카오무는 반대로, 태국요리에 미치다 라는 책에는 중급자 코스로 나왔는데, 아주 입에 잘 맞는다. 아주 맛있다. 이게 왜 중급이냐, 아무리 봐도 초급의 맛인데? 라는 의심이 가득.
    쁠라능 마나오는 일종의 우럭탕 같다. 약간 중국식 느낌인데, 생선찜은 맛있는데, 난 국물은 좀 별로. 다른 것들은 싼련인데 쁠라능마나오는 비싸다. 이거 하나만 300바트 던가. 흰밥과 맥주 두병과 땡모빤 시키고 팁 포함해서 700바트.

    • 얌탈레, 팟카카오 무, 쁠라능 마나오, 땡모빤 @ 쏭피뇽 / 얌탈레를 스파이시로 시키는 바람에 망했삼. 걍 쏭피뇽 추천메뉴로 할걸 #

      맨 왼쪽것이 얌탈레. 중간것이 팟카카오무, 맨 오른쪽 것이 쁠라능 마나오.

    얌탈레

    팟 카카오무

    쁠라능 마나오

     
     
    나올 때 보니까 쏭피뇽 앞에 추천메뉴들이 있더라. 2인 세트 메뉴 300바트, 4인 세트 메뉴 400바트 수준. 매우 저렴하고 저걸로도 충분히 한끼 되겠다 싶더라. 우리처럼, 여행은 먹을꺼야! 가급적 다양하게 먹어야돼!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푸켓에서 오래 있는다면 저렴하게 한끼니 먹고 다녀도 괜찮을듯.

    * 쏭피뇽에서 렛츠릴렉스로 걸어갔다.

    이 길로 걸어가는데, 정말 아주 많은 맛사지샵들이 있는데.. 맛사지샵 언니들이 마치.. 꼭 몸파는 언니들 같은 느낌으로 사람들을 기다린다. 맛사지샵에서 이렇게 불순한 느낌을 받는것은 처음이다. 유리창으로 다 훤히 보이는 맛사지샵들인데 왜 이리 선정적으로 보일까. 맛사지들도 되게 쌌다. 발맛사지 100밧, 태국맛사지 200밧..

    그러던차 나타난 렛츠릴렉스는 생각보다 너무 고급스러워서 놀랬다. 아니 이 길에 갑자기 왠 뜬금없이 고급스러운 곳이?! 그리고 두가지 일로 또 놀랬다. 

    1. 미리 다 돈까지 내고 갔고, 그래서 invoice도 제출하고, 그 invoice에 분명 payment가 already made 되었다고 써있건만! 분명 영어로 그렇게 써있는데 돈 안냈다고, 돈 내라고 빡빡 우긴다. 아 내가 정말 영어로 싸우느라;;
    2. 원래 임산부는 타이맛사지는 안된다. 완전 엎드리지는 않은 자세로 스크럽과 바디랩과 아로마 맛사지는 가능하다.
    그래서, 남편이 태국 맛사지 1시간 + 쑥찜 1시간인 Thai Herbal Maassage 를 받는 동안, 나는 Body & Soul이라는 바디스크럽 1시간 + 아로마오일 1시간 패키지를 예약하고 갔다. 그런데 임산부 안된다고 또 펄쩍 뛰는거다. 그래서 높은 관리자에게 전화걸고 야단법석을 떤 끝에 - 내가 알던 그대로 : 엎드리지 않고, 배는 살살 한다 - 로 하면 된다 라는 얘기를 받고서야 통과.
    어휴, 한 20분을 이렇게 진땀 뺐네. 하여튼 렛츠릴렉스 앞에 계산대 지키고 계신 아줌마 아주 맘에 안듬.




    먼저 차를 한잔 하고 나서는, 남편은 태국 맛사지를 받으러 2층으로 갔고, 나는 스크럽+오일맛사지이기 때문에 샤워장이 딸려있는 방으로 갔다. 시설이 생각보다 되게 고급스럽다. 한국에서 나와있는 여행가이드를 보면, 수코스파, 바레이스파, 채림스파 이런데들이 고급으로 나와있고, 렛츠릴렉스와 오리엔탈맛사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기에 좀 중간수준의 맛사지샵일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발리에서 제일 고급이었던 발리 라뚜보다도 더 고급스러웠다. 남편은 여기 초 고급이다 *.* 모드, 내일 수코 가면 여긴 아무것도 아닐텐데. ^^

    스크럽+오일맛사지방


    그리고 맛사지 하는 손도 굉장히 정성스럽고 조심스럽고. (다음날 수코는 더 했지만.) 이곳에서 남편이 받은 Thai Herbal Massage는 막 위에서 누르고 타고 하는 전형적인 아크로바틱 타이맛사지와 달리 굉장히 조심스럽고, 지압처럼 약하고 정성적인 터치라고 했다. 하지만 전날의 반차바에서 처럼 당한 기분은 아니라고 했고, 좋다고 했다. 나 역시 스크럽과 맛사지가 워낙 고급스러운 터치라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임산부라 힘드셨을텐데 아주머니도 얼마나 친절하시던지.

    그런지라, 결과적으로 렛츠릴렉스에 대한 가격대 성능비로 따진다면 만족점수는 아주 높다. (하지만 좀 영어가 좀 힘드신 분이 예약을 하고 돈도 다 내고 가신다면, 좀 번거로운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타이허벌맛사지 2시간 : 700밧
    Body & Soul 2시간 : 2200밧 → 사전 예약 1870밧
    팁 50밧씩 100밧.

    * 맛사지를 마치고 나오니, 그리고 바로 맛사지를 한게 아니라 좀 늦게 들어가서. 밤 11시쯤 나왔다. 12시 30분에 오리엔탈맛사지 앞에서 시골집 아저씨를 만나기로 해서 아룬쏨 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사실 이때 쯤 되면 출출하기도 하고 해서 야식을 먹고 싶었다. 하지만 라우팃로드를 쭉 걸어올라가는 동안, 야시장은 많았지만 다 대단히 거창한 해산물들 밖에 없었다. 쏨땀이나 간단한 요리를 먹겠다고 열심히 찾아봤지만... 다 거창한 해산물 요리들 뿐. 쏨땀을 찾기 위해서 외국인들 안가는 진정 로컬 뒷골목 까지 들어가봤지만.. 잘 모르겠고. 간단한 요리들을 파는 곳은 적어도 라우팃로드에선 없었다. (다음날 가보니 비치로드는 좀 괜찮은듯)

    그리고 라우팃로드는 뭔가 좀 불순했다. 쏭피뇽에서 렛츠릴렉스까지 느껴졌던 불순한 기운이 계속 계속 감돈다.

    • 발리에서도 나는 꾸따지역이 참 안맞았다. 스미냑 정도만 좋지, 꾸따에서는 힘들더라. 푸켓에서도 나는 빠통지역이 참 안맞는다. 그래서 내일 빠통 스케쥴을 취소했다. 꾸따와 빠통은 같은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놀랍게도 비슷한 이미지. #  → 그날 미투에서 썼던 글.

      그래서 오리엔탈 맛사지샵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아저씨가 오기를 기다렸다.

      전날부터 기사아저씨들을 부르는 마법의 주문. 삼각대만 펴놓으면 아저씨들이 나타난다.


    * 3일차 총 사용금액
    메이드팁 : 0 (37밧을 놓았으나 안 가져가셨음)
    아난타라 빌라다이닝 - 카오팟, 팟씨유 : 847.44밧
    시골집 차량렌탈 : 아난타라 → 빠통 : 700밧, 빠통 → 아난타라 : 800밧 / 기사팁 100밧
    쏭피뇽 얌탈레+팟카카오무+쁠라능 마나오+흰밥+맥주2병+땡모빤+팁 : 800밧
    렛츠릴렉스 타이허벌맛사지+Body&Soul (예약할인) : 2570밧 / 렛츠릴렉스 팁 : 100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