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LG 비굴해. ㅠ.ㅜ 잡담 2007. 8. 21. 21:33

축구 때문에 요즘같이 '폭염주의보' 내린 날 2시에 한 수원 경기
봉중근 투입까지 하면서 필승!을 외친 그 경기는 9회말에 굿바이 맞아주시면서 패배.

그래서 모두들 기아전을 보면서 기아 필승을 외침. (순전히 한화가 져야 하므로.)
나 역시 프로야구 8개구단 중 25년 내내 제일 싫어하는 팀 1등인 기아에게 이겨라 이겨라 난리난리.

포스트시즌 진출에 피를 말려본적이 별로 기억이 잘 안나는데.
2002년에 피를 말렸는지 어쨌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나는 그때 무려 MBA 수험생이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피를 말리는거 이거 참으로 피곤한 것이고나.

앞으로 몇십경기를 상대편 상황까지 봐주며 계속 포스트시즌 모드로 봐야 한다니 아우 참.


학동역에서 밥 먹기 싫다.
더이상 MSG 가득한 맵고 짜고 단 한식들로만 둘러싼 학동역에서 밥 먹기 싫다.
내가 이렇게 양념 기피자였는가. 를 이제서야 깨달았다.


문제는 이것이다.

나는 아침을 안먹는다.
나는 퇴근이 10시 이후다.
남편과의 랑데뷰 : 10시 30분 ~ 10시 40분
집 도착 : 10시 40분 ~ 11시

그 때부터 밥해먹으면 빨라야 11시 30분.

그래서 요즘 살 쪘다.


점심을 안먹으면 큰일이라 점심은 억지로 먹어주곤 했는데
요사이는 점심도 싫다.

도시락도 생각해 봤는데.
식은 음식은 더 싫다.

저녁엔 혼자 압구정 현대에 가거나 센트럴시티내 푸드코트도 종종 들렸는데
이거 참 밥 한번 먹자고 너무 너무 거창한것이다.



아아. 이사 언제 가니.
괴로워 죽겠다. 하긴 거기도 충정로라 맛 있는건 다 없을까.


그리고 한달전에 나한테 빨리 이사와라, 내일 가면 짐싸놔라 하셨던
모 사장님은 미국 발령이 나셨도다.


꿈이 현모양처였던 - 그래서 학교도 죄다 가정학과로 원서 넣었다가 피본 - 동생보다.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좀더 체질인 것 처럼 살림을 잘한다.
이것저것 해먹는 것도 좋아하고, 온갖 생활의 지혜는 죄다 섭렵하고, 꾸미는거 좋아하고, 심지어 청소도 곧잘한다.
그리고 우리 남편은 그남자의 최고 장점인 PC함 덕택에, 적어도 '남편으로서는' 완벽하다.
- 애인으로서는 빵점. 우헤헤헤. -


그런데..
다시 하라고 한다면 결혼따윈 안할거다.
남자친구랑 그냥 사는것을 택할련다.



난 그저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살고 싶었을 뿐인데.
내가 왜 이 모든 것을 신경써야 하고,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카스트제도의 수드라가 되어 기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되는걸까 항상 조심하면서 걱정하고,
가슴 한쪽이 멍드는 것은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야 하는걸까.

모든지 휙휙 바뀌는 대한민국.
10년 후엔 동거도 너무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후배 여성들이 남자친구와 살고 싶은 것 뿐이었는데 수드라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겪지 않도록.
그리고 내가 혹여라도 돌싱이 되는 날이 온다면, - 세상일은 모르는 법 -
그 다음 연애때는 바보처럼 재혼하지 않도록.

아 그 전에 확실히 해둬야겠구나.
내가 혹여라도 돌싱이 되는 날이 온다면, 다음 남자는 동거선호자인지 부터 확인해야겠구나.
하루에도 열두번씩 사소한 것으로 맘이 상해버린다.
그리고 A이니까 B라는 것을 자꾸 잊고
자꾸 A라고 그랬다고 삐지고 B라고 그랬다고 속상하고.
이를테면 이런식.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으휴, 밥은 해먹고 살아?" 같은 따위의 말을 들으면 좀 맘이 거시기.
거시기해도 그러려니 하며 그냥 조용히 "아니요 밥 해먹고 살아요."라고 하면
또다시 돌아오는 "에이 그래도 반찬은 안 해먹지?" 라고 하면 정말 발끈!
그러나 그렇다고 잘 모르는 사람들 - 가장 최근에 이 얘기를 한 사람은 회사 앞 맛사지샵 아줌마들이었다 -
에게 "나 아직껏 밥 한번도 안 시켜먹었고 햇반도 사본적 한번 없고 라면도 5번 밖에 안 끓여먹었다!"
라고 시시콜콜 할 수도 없고.

저요, 어제는 직접 육수 다 내서 베트남 쌀국수 만들었고 그저께는 비프&치킨 콤보화이타랑 퀘사딜라 해먹었거든요. 왠만한 중국요리는 다 할줄 알거든요. 라고 얘기하는 것도 뭐하고 그 아줌마들한테 얘기하는것도 뭐하고
겉으로 보이는 그 이미지에 괜히 맘이 상해버렸다.


그러는 반면.
지난 토요일엔 에어콘 없는 집에 공부하는 남편에게 선풍기 내주고 부엌에서 땀 뻘뻘 흘리며 비프 화이타랑 퀘사딜라 만들다가 더위 먹어서 쓰러졌다. 그러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싶은 것이다. 이렇게 집에서 해봤자 밖에서 사먹는거랑 얼마나 차이 난다고 내 인건비에 이 짓을 하냐! 나 인건비 비싼 사람이다! - 이거 우리 시어머니한테 배운 표현인데 내가 곧잘 써먹는 표현 - 하면서 남편에게 항변을 하다가 시름시름 앓았다.


또 그러는 반면.
또 광복절에 역시 마찬가지로 에어콘 없는 집에 공부하는 남편에게 선풍기 내주고 베트남 향신료 냄새가 진동하는 부엌에서 50분간 육수 내느라 땀 뻘뻘, 양파 얇게 써느라 땀 뻘뻘 하면서 하면서 만들었는데 정말 맛은 베트남국수랑 똑같았지만. 그래도 베트남국수가 밖에서 먹는게 비싼것도 아니고, 이게 재료값도 만만치 않고,- 베트남 향신료들이 귀해서 비싸다. 숙주도 비싸고 - 대신 양파나 고기들이 어설프다보니 남편이 '이거 재료비 얼마 차이 나지 않으면 고생하지 말고 밖에서 사먹자.'라고 얘기한 한마디에 또 삐져서 투덜투덜. 그 얘기 바로 일요일에 내가 한 얘기였는데.


또 그러는 반면
우연히 알게된 남편의 선배의 와이프의 홈페이지를 가보니, 아이는 주5일 하바에 완전히 명품 가구들로 둘러싸여진 집. 뭔가 맘 상해버렸다. 남편 선배는 혼자 벌고, 우리는 둘이 벌고. 아마 우리 합산보다 그 선배 혼자의 연봉이 더 작으리라 예상되는데, 게다가 고액연봉은 세금도 더 많이 떼니까 실수령액은 우리가 훨씬 나을텐데.. 우리 연봉 합산 상당히 많은 편임에도, 마트 가서 1600원에 1리터 플러스 180ml 짜리 우유 두개 붙어있는 우유만 고르고, 그 좋아하는 요구르트 못먹어서 집에서 만들어먹고, 비싸다고 과일 못먹고, 마트 회전초밥집에서도 1500원짜리 접시만 고르느라 눈빠지는 내 인생이 너무 궁상맞아서, 왜 난 이렇게 궁상만 떠는것이냐 하고 답답해 하며.

또 그러는 반면.
니네 그렇게 너무 알뜰하게 살지 말고 좋은 옷 사고 좋은 그릇 사라는 시부모님의 말씀과 빚만 갚지 말고 돈을 돌려서 딴데 투자하라는 친정부모님의 말씀과, "궁상떠는게 슬프면 이제 좀 가오 좀 내고 살까?"라는 남편의 말만 들으면 정색을 하면서 "무슨 소리얏! 빚 갚아야지! 아직도 2억이나 남았어!" 하는 이런 완전 변덕쟁이인것이다아아아.


뭔가 사람이 행복하질 못해.
이래도 낙관적 저래도 낙관적이 아니라
어떻게 이래도 비관적 저래도 비관적이니.


- 어쩔수 없다. 빚 2억 인생. 천성이 궁상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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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에 도무지 공감하지 못하던 마린블루스.
성게군 시즌 2.5로 오면서 + 내가 결혼을 하면서 → 초 공감할때가 많다.
특히 이번 만화는 특히 재밌군. '내 이 펄럭귀가 사고 칠 줄 알았다니까!' 며 부은 눈 하며.

최근 들어 남편이 퇴직을 하느라 5천만원 가까이를 손에 쥐게 되었다.
나름 기뻤겠고, 할만한것도 많았을텐데.
그야말로 '어린놈이 꿈을 꾸었구나'

그래도 난 3천만원이나 남편 1년동안 갖고 놀라고 줬다.
그리고 그외에 190만원은 골프비용 + 100만원은 CFA 학원비용 + 100만원은 양복비용 으로 잡아줬다.
이 착한 아내를 보았나.

그러나 벌써 300만원 이상 깎아먹은 모양이다.
(갖고 놀라고 준날 바로 다음날 = 주식 대폭락의 그 검은 금요일.)
남편, 더이상 전전긍긍 하지말고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내놓지 그래.
내년에 전세값 2~3천 올려줘야 된다고. 아님 더 까먹지 말고 당신 차를 사던가;;

D-3 잡담/일기 2007. 7. 6. 23:11
내가 집에서 가장 열심히 가사일을 하는 날은 수요일 밤이다.
주말에는 그냥 취미생활 로서 '요리'를 할 뿐이고 그것도 가끔씩 심하면 그 잔해가 수요일까지도 간다.
그리고 수요일밤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안하던 1주일 청소며 집안일이며 다 하기 때문에.

내가 수요일밤에 열심인 이유는 목요일에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오시기 때문이다.
남편이 몇번이나 그런다, 아니 왜 도우미를 쓰면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
시어머니도 아니고 도우미 오기 때문에 전날 비상 걸리는 집은 우리집 밖에 없을꺼야 하면서.
그때마다 내가 얘기하는 건 "아줌마가 일을 잘하시게 하기 위해서야~"라고 대답한다.

32평 온 집안 청소를 빤딱빤딱 호텔 수준으로 먼지 털고 쓸고 닦아주시고
1주일동안 벗어던진 옷들을 모두 빨고, 지난주에 빨았던 옷 개고, 다리고, 빤 옷 다시 너는..
이 엄청난 작업들을 아주머니가 4시간 동안에 다 하시려면,
나와 남편이 밀린 설겆이와 집의 각종 어지러운 것들을 싹 정리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머니는 어지러운 각종 것들에 대한 청소와 설겆이와 분리수거로 1시간 이상 허비하시게 되고
나머지 3시간 동안 다른 일들을 한다면, 정작 내가 부탁한 중요한 것들을 다 못하거나 성의 없게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자꾸 4시간을 오버하게 된다면 인간인 이상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아직까지 이름도 모르는 분을 내가 열쇠번호를 알려드리고 일을 맡기는데 집주인으로서는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게 내가 비록 야근을 해서 새벽 3시에 들어가더라도 2시간동안 열심히 집청소를 하는 이유다.

****

실체도 존재하지 않던 '차세대 검색'이 진행중이라며 신문에 보도된지 3개월 후에야 우리 팀이 생겼다.
나를 포함한 5명이 몇달간 나름 꽤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하고 회의하고 하면서 8개의 아이템을 냈고
어제는 그 신문에 보도된 '최고경영자 운영위원회'라는 데에서 성공적으로 승인을 받았다.

실제적으로는 오늘 부터 빡세게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이미 전날 그 최고경영자분들에게 술이 떡이 되도록 - 사실 한잔씩 주신거지만 나로서는 이미 치사랑 3배 -
마시기도 했고, 어제 나 혼자 얻어먹은 생등심이 미안하기도 했고 & 나름 자축도 해야 하고 & 다음주부터 진짜 빡세게 일하자 이러면서 공을기객잔 가서 코스요리 한번 먹고 어떤 일을 할까 생각만 하면서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번 주말, 앞으로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한 사색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일이 잘 돌아가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

사실 아이디어 낼 때만 해도 되게 재밌게 '뭐 해보는 거지 뭐 '이러면서 일을 했고
어제 PT 직전만 해도 되게 걱정은 했지만, 막상 PT 할때 하나도 안 떨고 잘해냈는데,
이제 좀 긴장이 된다.


****

싸이 미니홈피를 닫았다시피 했는데 열어야 할까.
아아아아 귀찮은 노릇이다.

게다가 우리 팀원들도 센치에 들어오긴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전 사원이 미니홈피를 들여다보는 시스템은 그닥 좋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ㅠ.ㅜ

무슨 노조가 어떤 안을 제출하기만 하면
그 내부 사정은 알지도 못하는 보통 '일반인'들이 노동자를 욕한다.
근본 원인은 경영진 측이 만든 시스템에 있는 것인데.

은행원이 어디 4시 30분에 퇴근하더냐.
이렇게 돈 맞추는 곳은 그 돈 정산 다 끝날때까지 퇴근 못하기 때문에 항상 9시 10시더만.
어쩌다 한번 야근이지 Everyday 9시 10시라는것은 참으로 잘못된 시스템이잖아.
- 물론 나도 거의 Everyday 9시 10시로 살긴 한다. -

더군다나 '귀족노조'라는 단어는 참으로 재수없어서.
왜 연봉이 높은 근로자들을 왜 자기 연봉과 비교하여 '그러니 넌 참아라'라는 류로 나가는것인가.
배운게 다르고 능력이 다르니 대우 또한 달라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거늘.


암튼 보면.
늘, 사회의 시스템이 진보적이 되면 될수록, 근로자들의 대우에 대한 좋을수록 덕 받을 사람들이 정작
늘, 진보적인 노력을 보면 씹지 못해 안달이다.

대체;;;;;
서민층이 가진자 쪽 편이며, 서민층이 한나라를 지지하며, 서민층이 조중동 말이 다 맞는것으로 알고 있는;;


딴 나라도 이런가?









늘 그 맛대맛이 문제다.
맛대맛만 보면 어찌나 그게 먹고 싶은지.
4월 29일의 맛대맛의 주제는 무려 '한우' 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먹고 싶은것이닷!

그래서 한우 한우 한우 한우! 그러다가
내가 아는 제일 맛있는 한우를 파는 메이필드 호텔 낙원가든에 가기로 했다.
- 이건 순전히 의료보험 정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메이필드 호텔은. - 시댁이 좀 서쪽이었으면 아마 여기서 결혼하자고 칭얼거렸을것이다. -
서울 초 외곽에 있어서인지 서울 답지 않은 넓은 들판과 조용한 분위기가 특징. 이미지 참조
평소 낙원가든의 너른 들판을 참으로 좋아했는데.
그 앞에 Chef's BBQ를 파는 뭔가 정원 식당 같은게 생겨버렸다.
그래서 앞 전경이 덜 예뻐진데다가,
무엇보다도 이젠 낙원가든에서 고기 궈먹을땐 야외에서 못 먹는댄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Chef's B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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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 아저씨가 먼저 고기랑 새우랑 닭다리랑 호박이랑 양파랑 표고랑 브로콜리를 먼저 그릴에 구운후
뜨겁고 커다란 돌판위에 얹어서 가지고 오면. 돌판위에서 지글지글 더 구워지는 형태.

우선 낙원가든 스럽게 재료들이 정말 훌륭하고..
가격도 특급호텔 치고는 사랑스럽게 만 붙어주시는. - 텐텐이 아닌 -
그리고 그 분위기 또한 어찌나 멋지던가 말이다.

그야말로 연봉 오른 기념 - 연봉 협상 아직 안했으나 인사평정 등급이 좋으므로 오를 것이라 믿음 - 및
날로 격해지는 매주 금요일부터 48시간 부부싸움을 정리하기에는 뭐 괜찮은 투자다 아니할 수 없다.


금요일 밤 - 부부싸움

우리 너무너무 잘살지 않나? 하고 남들에게 자랑할만큼 알콩달콩하게 살았던 5개월의 기간이 끝나고.
6개월차에 돌입되자, 나름 싸우기도 한다. 지금까지 한 2~3번 싸웠나.
결혼해서 처음으로 각방을 썼다.
게다가 임수진은 치사하게 이불을 들고 건너방으로 건너가버렸다.
남편씨는 그래서 오들오들 떨면서 자고.



토요일 아침 - 비굴한 로파씨

이불 들고 건너갔던 치사한 로파씨는 빨리 준비해서 여행 가자고 꼬드겼다;;;
정말;; 인생이 비굴이다. 막 난리치고 싸우다가도 놀러가고 싶으면 막 애교 남발이다.



토요일 오전 - 올림픽대로부터 헤메다.

부랴부랴 짐 싸들고 - 급하게 나오느라 카메라도 빠뜨렸다 - 집을 나서니 11시 무렵.
올림픽대로는 이미 꽉~~ 그래서 이수로 빠져나와 강남을 돌아돌아
이제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올림픽대로를 향했는데;;

이노무 귀소본능 : 공항을 향한 것이다;;;;;;;

별수 없이 영동대교를 건너가 다시 구리쪽으로 가서 강일인터체인지를 가자 했는데..
이게 뭐람.. 왠 워커힐이 안나오고 경춘가도로 양평 가는 길이 나온 뒤에 남양주가 나오고 덕소가 나온다;;;
생판 모르는 길...
우리 오늘 정선 가는거 아니고 양평 가는거냐;; 걍 양평에서 ATV 탈까? 를 진지하게 고민.

그러나 의외로 차가 안밀려 미사리 밀릴때 올림픽대로에서 강일인터체인지 가는 것보다 더 빨리 강일인터체인지에 도착했다.


토요일 오후 - 4륜 바이크 타기

정선은 참 길이 험하다. 정선지역이 왜 카지노를 유치할 정도로 힘들었나를 알수 있을 만큼 첩첩 산중이다.
첩첩 산중을 지나 지나 절벽을 지나 지나 우리의 1차 목적지인 아일랜드 정선에 도착.
실은 강원랜드를 가기로 했는데 거기까지 가서 그냥 오는건 너무 심심하니까 중간에 들린 레져체험장이다.

우리가 미리 예약한 것은 사륜모터바이크 오지 체험.
꼭 3발 자전거 처럼 생긴 사륜 모터바이크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랑은 좀 다른데, 30분동안은 연습을 하고 1시간 30분 가리왕산 에 등반하고 오는 코스로 총 2시간, 인당 2만5천원.
무엇보다 단 두명이 갔는데, 한명의 가이드가 붙어서 우리들을 이끌고 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오는 게, 정말 고마웠다.

처음에는 방향을 못잡아서 짚섭에 고꾸라지지를 않나, 남편씨에게 방향치 방향치 하고 놀림을 받았는데,
30분 연습하고 나니 그야말로 앗싸 앗싸~
엑셀 역할하는 손가락이랑 손목이 좀 많이 아프지만, 재미있고 나름 알찬 코스.

산을 올라가는 것도, 등반에 비한다면 별로 안 힘들고.. 산 내려올땐 진짜 재밌다.
내가 어릴적에 고덕에 잠시 산적이 있었는데, 고덕 7단지 그 언덕 많은 곳에 늘 자전거를 가지고 올라가서
언덕 밑으로 쑤우우우우우욱~~ 마치 후룸라이드 처럼 내려오곤 했다. 그 생각이 절로 나곤 했다.

자 이제 어떤 탈것에 도전해볼것이냐..



토요일 저녁 I - 네이버 빠른길 검색


네비게이션 없는 임수진 차에서
모르는 길 갈 때 가장 큰 도움을 얻는 것은 네이버 빠른길 검색이다.

정선의 ATV 타러 가는 길이나, ATV 타는 곳에서 강원랜드 가는 길이나
너무 국도 남발이라, 길이 걱정되어..
네이버 빠른길 검색에서 구간별 다 인쇄를 해서 떠났다.

그/러/나

후평삼거리는 후평사거리가 되었으며
평창교는 무려 두개다.
구간별 km 표시는 어째 하나도 안맞는다.

그래서 헤메다 헤매다.. 만난 59번 정선에서 태백 넘어가는 코스는..
정말 정말 무서웠어요.. ㅠ.ㅜ
이미 깜깜해진 밤 절벽을 넘어 다니는 길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게다가 천둥 벼락도 쳤다구요. 엉엉.

암튼 이노무 네이버 이놈! 이러면서..
계속 네비게이션이 생각나는 밤이었다아아.


토요일 저녁 II - 엘카지노

강원랜드 호텔은 되게 비싸다.
하이원 호텔은 거리도 멀고, 그리 좋아보이지도 않은데 비싸다.
펜션을 뒤져봤지만, 강원랜드 근처 펜션은 전부 이쁜 펜션 좋아하는 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강원랜드 근처의 호텔로 검색하면 인터넷에서는 딱 두군데 나온다.
엘카지노와 스타호텔.
근데 좀 스타호텔은 비즈니스 호텔 느낌이 나고, 엘카지노는 부띠크 호텔 느낌이 난다.
그렇다면 당연 부띠크 호텔인 엘카지노.
강원랜드에서 스타호텔보다는 한 10km 떨어져있는 엘카지노이지만, "예쁜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 ok 다.

엘카지노. 안타까웠다.

방도 너무 좋았고. - 10만원 정도에 대형 월풀욕조, 스위트룸 크기의 방, 커다란 PDP TV 등  -
룸서비스 가격도 훌륭하고. - 막 아메리칸 브랙퍼스트 1만원, 황태해장국 6천원 이런.. 게다가 메뉴 대따 많다. -
그리고 바베큐 그릴도 빌려준다. 바베큐 그릴 대여비 1만5천원. 야채 (상추 완전 신선하고 양도 대따 많음) 5천원.
공기밥 2천원. 각종 접시랑 이런건 양념장 같은거 당근..
그리고 호텔이 예쁘다. 엘카지노 공식홈피의 사진은 오히려 후진데..
호텔 게시판에 올려진 사진 하나 믿고 갔는데 정말 사진과 동일.
게다가 앞의 정문의 단조 장식도 어찌나 예쁜지. 나 단조 장식같은거 싫어하는데, 이건 정말 괜찮았다.

그런데 뭐가 안타까웠냐 하면..

식당에 밥 먹은 사람 우리가 유일.
8시부터 10시 반까지 먹었는데 우리가 유일.
바베큐그릴과 레스토랑을 전세 냈네, 전세 냈어.
호텔에서 우리 외에 손님 본적 없음.
1박2일 동안 주차장에 우리 차랑 호텔 차 빼고 나머지 차는 한 3대?

우리방이야 디럭스 더블이니까 10만원대지, 나머지 방은 모두 1박에 3만9천원이었는데
좀 안타까웠다. 흑흑흑.

어쨌든 우리의 이번 여행은 숙소도 굿굿굿~


그나저나, 엘카지노 있는 곳 산 이름은 무려 민둥산...


토요일 밤 - 카지노로 가자!

12시쯤, 카지노로 향해 간다고 꽃단장 한다.
오빠는, 내가 좋아하는 날나리 재벌2세 교포 풍의 남색 셔츠를 입히고.
나도 원피스로 갈아입고. 예쁘게 꽃단장.

비는 주룩주룩 천둥번개가 치고.
카오디오에는 이럴때 딱 제격인 카우보이비밥 1집이 플레이 된다.
그리고 호텔 앞 국도변은 쌩쌩~ 차들이 쌩쌩 달린다.
빨리 도착해야 한 게임이라도 더 한다 그런 자세 처럼.

10km 쯤 더 가서 강원랜드 앞동네가 나오자.
그동안 쭉 봐왔던 적막한 풍경이 아니라, 사당동 봉천동 신천 화양리 모텔촌 같은 풍경이 쫘아아악~
스타호텔도 이 안에 있는데.. 왜 엘카지노가 장사가 안되는지 알것만 같았다.
카지노 하러 온 사람들이 굳이 멀리 떨어진 엘카지노에 이쁘다고 갈 것은 아닌것이지..
우리 같이 가족단위 여행객이나 커플단위 여행객이면 몰라도.

그리고 마치 디즈니랜드 모양 같은 화려한 간판을 통과로 카지노로 향하기!

들어가니 정말 차들이 빽빽하다~ 주차 하고 걸어가기 너무 난감해보인다.
꽃단장 했는데, 비도 미친듯이 오고, 우산도 없고.
그래서 호텔 앞에 1만원 내고 발레파킹 했는데, 나쁘지 않은 투자였는듯.
어차피 카지노에서 돈 버릴꺼라면, 호텔에서 1만원 주고 발레파킹 하는걸 추천드린다.

그리고 마치 롯데호텔 같은 풍의, 나름 럭셔리한 이 호텔에는.
너무 안어울리는 "후줄근한 쩔은 사람들"이 넘실 거린다.


토요일 새벽 - 카지노.

"어차피 테이블 없어서 잘 못할꺼야. 슬롯머신만 할껄."
이라는 남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어떻게 룰렛판에 앉게 되었다.

룰렛. 1부터 36까지 숫자판 위에 칩을 올려놓고 룰렛이 돌아가면 걸린 자리 사람이 돈을 따는 법.
남들은 다 1부터 36까지 쭉 칩을 다 깔아놓는다. 그럼 어쨌든 하나는 걸리게 되어 있으니까.
나 역시 비스무리하게 2개씩 걸쳐놓아 칩을 다 깔아놓는다. 그럼 어쨌든 하나는 걸리게 되었다. 그래서 꼭 17개씩 땄다.

처음엔 재미있었다.
그러나. 점점. 승부를 즐기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칩을 깔아놓고 똑같이 17개씩 받아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뭔가 눈에 돈만 보이고, 쩔어 있기만 했다. 그러다 0이 나오면 완전히 다 잃어버리고.
10만원에 시작한 게임이 7만원으로 오래 버티다가, 어느새 3만원이 되었고.
재미가 없었다. 기계적으로 배팅만 하는 내가 한심했다.
0이 더 나와서 더 털리기 전에 손을 털고 일어섰다.

룰렛 가지고 한 2시간 이상 놀았다.
남은 3만원 가지고 슬롯머신을 더 할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오빠를 룰렛판에 버려두고 슬롯으로 왔다.

슬롯머신 시작.
1만원을 다 잃어버리는데 단 2분 걸렸다.

룰렛에서 7만원 가지고 2시간 넘게 놀았는데!!!
순간 버럭 하면서 오빠한테 갔더니, 오빠도 재미없어하고 있다.

똑같이 20만원 들고 가서 똑같이 10만원 바꿔서 2만원씩 남기고 돌아왔다.
우리는 역시 소심한 피플들이라, 쿠쿠쿠쿠. 도박이랑은 인연이 없다.
다만 둘다 스포츠매니아라.. 경마는 좋아라 한다;;; 캬캬캬캬캬캬;;


일요일 낮 - 길.

카지노에서 돌아오자마자 옷도 안 벗고 화장도 못지우고 그냥 뻗었다.
일어나니 벌써 체크아웃 시간. 서울 올라가서 야구 보기로 하고.. 마구마구 달린다.
낮에 본 38번 국도는 참 멋스럽다. 길이 막 산을 향해 달려간다.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처음 본 풍경이다. 산 바로 아래의 길이라니.
중앙고속도로의 치악산 구간도 참 멋스럽다. 산꼭대기에서 산과 산을 다리를 통해 넘어 터널을 통해 지나간다.


일요일 저녁 - 대 삼성전.

대체 무슨 팔자가 이러냐.
팀이 총 5번 졌는데, 그중 두번 간거 다 졌다.
게다가 처음 간건 7:1로 떡되는 경기. 또 두번째 간 경기는 9회말 투아웃에 동점 되었다가, 12회 초에 패스트볼로 점수 주는 경기.

그러나 더욱더 열받는 것은 오심으로 진 경기라는 것이다.

이대형의 명백한 세잎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작렬한 순간, 나 바로 그 순간 1루 바로 앞 지정석이었다.
그리고 2007 시즌 엘지트윈스에서 내가 가장 완소하고 편애하는 그 이대형이었다.

저쪽이 9회말 투아웃에 동점을 만들었는데
우리가 12회말 투아웃에 동점 못만든다는 보장이 어딨나.

열받아 열받아 억울해 억울해 해서 소리 고래고래 질러가면서 버럭 거렸는데.
이미 다른 엘지선수들도 다 퇴근본능 작렬하고 우리 불쌍한 이대형만 덕아웃에서 물끄러미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잡담 2007. 3. 21. 21:22

참으로 올곧은 솔로생활을 하다가, 돌연 갑자기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간 이유는.
가만 생각해보니 단 한가지 때문이었다.

지금 남편은 명확하게 "사귀고 싶어요."라고 얘기했다.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흘리고 다녔던 놈들이나, 헷갈리게 만들었던 놈들보다
내 남편의 상황이 별 다르지도 않았는데 내가 넘어갔던 이유는 "사귀고 싶어요"라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이건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왜 이요원이 광태 친구에게 넘어갔는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광태친구가 더 잘 생겨서? 광태 친구가 더 젊어서? 광태 친구가 더 돈많아서?
아니, 이요원은 광식이를 더 좋아했을지 몰라도 그래도 명확하게 사귀고 싶다고 얘기하는 광태 친구가 더
듬직했을 것이다. 이 사람은 나를 확실히 좋아한다 라는 확신도 들고.

이 게시판, 저 게시판 돌아다니면서 연애상담 보면서 다시한번 생각든다.
이것저것 이상한 수 쓰지 말고, 그냥 just 말해라.
15년 경험상 돌이켜보건대, 어차피 그쪽에 딴 남자 또는 딴 여자 생기면 그 관계 끝나더라.